본문 바로가기

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휠체어객실 있어요? 비바이 호텔 비지코

728x90
300x250

비에이와 후라노에서 숙박을 하고 싶었는데, 결국 숙소를 예약하지 못해 예정에 없던 비바이에 숙박하게 됐다. 비바이 정도면 당일치기로 비에이와 후라노를 갈 수 있겠다 가늠했기 때문이다.
 
비바이시(美唄市, びばいし)는 홋카이도 중앙부의 시로 시명은 아이누어로 '까마귀 조개가 많이 서식하는 늪'을 의미한다. 홋카이도의 시 이름은 아이누어로 지어진 경우가 많다. 도내 유수의 석탄 마을로 번창하면서 최성기 때는 1950년대 인구가 9만 명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정말 적막한 소도시다. 간만에 시골 왔다.

 
 
호텔 1층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Bel canto (ベルカント)는 점심, 저녁에는 레스토랑으로 운영한다. 그리고 아침엔 조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딱 한번 런치를 먹었는데 조식을 만드는 셰프가 동일한 사람이더라. 체크인 시간은 15시라서, 바로 나갈까 하다가 비가 한두방울 떨어져 숙소 1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런치 메뉴인 볼로네제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스파게티와 스테이크가 같이 있는 메뉴. 디저트까지 포함해서 1,650엔이라니. 나보다 먼저 들어간 동네 마실 나오신 여사님들이 각각 두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다. 1인 테이블은 없고 모두 4인석 이상으로 배치했다. 셰프는 1명, 서빙하는 직원 2명. 소박하고 작은 레스토랑. 런치 가격이 메리트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듯했다. 짐을 맡기고 나도 여기에서 점심을 했는데 가격대비 양이 대단했다.
 

 
 
 
커피, 간단한 알코올 메뉴 등 음료가 있고 코스요리도 있다.
 

 
 
 
런치 메뉴는 서너가지가 있는데 스테이크와 파스타 메뉴를 시켰다. 그리고 양을 보고 식겁했다.
 

 
 
 
파스타랑 스테이크는 평범했다. 양이 일단 엄청 많았다. 디저트는 크림브륄레. 맛있었지만 식어서 아쉬웠다. 커피가 구성에 없길래 아이스커피를 하나 주문했는데 양이 많아 좋았다. 일본 커피 너무 조금 줘… 일본은 항상 아이스커피를 시키면 빨대를 준다. 달디단 크림브륄레에 아이스커피는 당연히 맛있었다. 커피를 주문하자마자 나오는 걸 보면 시중에 파는 아이스커피를 사용하거나 미리 내린 콜드브루을 사용하는 듯. 그리고 늘 밀크랑 시럽을 빼놓지 않는다.
 
오픈한지 1시간 정도 되자 레스토랑의 테이블은 만석이다.
 

 
 
 
아침은 전날 호텔 카운터를 통해 양식을 먹을지 일식을 먹을지 말해주고 쿠폰을 받아야 한다. 이틀 연속 일식으로 요청했다.  호텔 비지코의 조식은 그동안 먹은 조식 중에서 최고였다. 반찬이 다 하나하나 아삭아삭하고 식감이 살아 있고 양념베이스도 다 달라서 좋았다. 죽순, 톳, 우엉,이름모를 여러 재료로 만든 반찬들이 하나하나 다 짭짤하니 흰 쌀밥과 잘 어울렸다. 기본적으로 한상차림으로 준비된다. 그외에 낫토, 두부, 몇 개의 반찬과 음료는 셀프로 가져다 먹는다. 
 

 
 
 
또 일식을 아침에 먹었는데 메뉴는 똑같았다.
 

 


처음 제대로 낫토를 밥에 비벼먹어 본 날. 두부와 콩국수는 좋아하지만 콩밥은 여전히 싫어... 낫토를 끈끈한 막이 사라질 때까지 잘 휘젓고 동봉된 간장과 겨자를 섞으니 훨씬 맛있더라. 특유의 냄새도 사라지고. 역시 순댓국밥에 깍두기 국물 부어주는 융통성이 귀찮을 때도 있지만 도움이 되기도 한다니까.

 

 
 
 
호텔답지 않은 호텔 비지코의 편안한 무드가 마음에 들었다. 조용하고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조용한 비바이(美唄)와 잘 어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역 바로 앞에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텅 빈 공간일 수 있는 로비의 한쪽 벽면을 세 칸 오픈된 회의실처럼 만들어놨다. 여기에서 미팅이나 노트북을 할 수 있다.
 

 
 
 
1층에는 레스토랑 외에 카페 Bimake도 있다. 다만 오픈시간이 짧다. 처음엔 로비처럼 쉴 수 있는 공간인 줄 알았는데, 오픈시간이 요일마다 제멋대로인 카페였다.
 

 
 
 
어쨌든 호텔의 첫인상은 참 좋았다. 그러나 배정된 방에 들어갔을 때 데스크에서 방을 잘못 배정한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이걸 전화를 해 말아? 잠시 고민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에 있는 샤워실에 들어갔을 때 작은 턱이 있었다. 그리고 변기 측면에 세로 손잡이가 하나밖에 없었다. 이것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반쪽자리 배리어프리였다.
 
욕실도 무척 작았다. 오롯이 좋았던 것 딱 하나는 샤워기의 수압기능이었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셀프 두피 스케일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도 침대에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살은 참 좋았다.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