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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다카마쓰 넘버원 사누키우동 우에하라야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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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서있는데 다른 방 중국인의 목소리가 엄청 크게 들린다. 문은 아예 방음이 되질 않는 것 같은데 내 방 안에선 듣지 못한 걸 보면 벽 소음은 잘 막아주나보다.
 
요즘 꿈을 자꾸 꾸는데 바퀴에 구멍이나 쉬이익 빠져나가는 것을 망연자실 바라보는 꿈이다. 이미 일어난 과거에 손바닥에 엉성하게 쥔 모래가루가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그때 바퀴 터진 게 좀 스트레스였던가.
 
다카마쓰 상점가 바닥엔 아래처럼 동물들이 있었다.

 
그리고 야돈도 있었다. 아니, 많았다. 우체통, 호텔, 기념품 가게에서 야돈 우동, 야돈 키링 등등. 심지어 맨홀에서도 야돈을 만날 수 있다. 알아보니 다카마쓰뿐만 아니라 가가와현 곳곳에서 다양한 야돈의 맨홀 종류가 있었다.

야돈이 가가와의 마스코트가 된 이유는 바로 이름 때문인데, 2018년 4월애 개최된 야돈 파라다이스(Yadon Paradise)에 참석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가가와를 방문했다. 야돈은 가가와를 대표하는 음식 '우동'과 발음이 비슷해 가가와현의 홍보 캐릭터로 임명되었다. 일본 사람은 보통 가가와현의 이름을 들으면 먼저 우동을 떠올릴 정도라고. 이유를 들으니 왜 다카마쓰 천지에 야돈인지 이해가가면서도 놀랍다.
 

 

 
버스를 타고 리쓰린 공원으로 가는데 엄청난 경험을 했다. 버스 기사 아저씨가 처음에 탑승할 때 슬로프를 꺼낼 때도 뭔가 엄청난 먼지와 낙엽이 우수수 떨어졌는데 아마도 이 동네는 슬로프를 쓸 일이 거의 없는 모양이다.

하차할 때는 손을 척척 털더니 내릴 때 슬로프를 만지작하더니 그냥 휠체어를 내려버렸다. 그 말인즉슨 거의 30cm 이상의 턱이 있는데 아저씨가 직접 휠체어 손잡이를 뒤에서 잡아서 버스에서 내렸다. 물론 조심스럽게. 슬로프를 꺼내는 수고로움보다 힘을 선택하셨다. 나도 모르게 그냥 내려가라고? 진짜요 ㅇ0ㅇ??? 오랜만에 크게 말했다. 순간 당황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바깥은 비가 많이 내렸다.
 
철쭉의 꽃잎과 푸른 잎이 빗물에 젖어 나뒹굴었다. 꽃잎은 활짝 폈을 때도 아름답지만 저렇게 막 떨어져 빗물에 뒤섞인 그림도 좋아한다.
 

 
하지만 가고 싶었던 카페엔 턱이 있었다. 식사 전 카페인을 섭취할 기회를 잃은 채 시무룩해져 우동을 먹으러 갔다.
 

 
우동 가게에 도착했을 때는 등짝과 발, 무릎이 흠뻑 젖어있었다.
 

 
 
https://maps.app.goo.gl/rWa4qxkV2Y5GhLm7A

사누키우동 우에하라야본점 · 1-chome-18-8 Ritsurincho, Takamatsu, Kagawa 760-0073 일본

★★★★☆ · 우동 전문점

www.google.com

 
사누키우동 우에하라야본점(さぬきうどん上原屋 本店).

오픈시간인 9시 30분보다 30분 더 일찍 도착했다. 내가 첫 번째였다. 이곳의 운영시간은 굉장히 짧다. 9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공휴일도 많으니 미리 쉬는 날을 꼭 확인해야 한다. 내부는 오픈준비로 매우 분주했다. 주차장은 컸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주차장도 있고, 입구엔 경사로도 있으며, 가게 내부도 넓어 휠체어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자전거 주차장도 따로 있었다.

또한 여기는 우동을 주문한 순서대로 테이블에 앉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자리를 선점하지 말아 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 또한 가게 주차장 외에 동네에 주차하는 것은 폐가 되기 때문에 삼가달라고 적혀있다.
 

 
날씨가 좋지 않고 계속 혼자라 과연 나말고 손님이 또 오픈시간에 올까 싶었는데, 영업시간 오픈 5분 전 차가 들어오고, 도보로 손님이 들어오고, 띄엄띄엄 끊임없이 손님이 들어왔다. 그리고 오픈시간. 안에서 종업원이 나오더니 아래의 천막을 걸었다.
 

 
내부의 자리는 좌석 테이블, 입석 테이블 다양했다.
 

 
줄을 서서 원하는 튀김을 담고, 무우나 어묵을 담고, 원하는 우동을 말해서 쟁반에 담아 가는 방법이었다. 어제 간 우동집과 비슷했지만 튀김의 종류가 훨씬 많고 오픈시간에 와서 전부 뜨겁게 먹을 수 있어 참 좋았다. 오랜 시간 비를 맞고 추위에 떨어서인지 뜨끈한 사누키우동을 골랐다.
 

 
첫끼라 좀 과하게 골랐는데 맨 왼쪽은 감자튀김이었다. 우동위에 올린 오뎅꼬치 안에는 우엉 같은 심지가 있어 씹는 맛이 있었다. 유부는 너무 달지 않고 부드러워 좋았다. 다음에 꼭 다시 와서 간단하게 우동만 먹어보고 싶다. 면만 먹어도 정말 맛있었다.
 

 
후루룩후루룩 정신없이 우동면을 먹는데 옆에서 현지인들이 맛있다 ㅠㅠ 맛있어 ㅠㅠ 맛있네 ㅠㅠ 하는 소리에 나도 속으로 진짜요 ;_; 진짜 ;_; 진짜 맛있다!!! 하면서 먹었다. 뭔가를 이렇게 의욕적으로 우걱우걱 먹는게 오랜만이다. 원래도 우동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이지만, 태어나서 먹어본 우동 중에 제일 맛있었다. 이번 다카마쓰는 솔직히 조금 아쉬운 도시였는데, 이 우동집만은 손가락에 꼽고 싶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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