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 짐을 맡기고 근처에 갈만한 곳이 없어 미츠코시 백화점에 들렀다. 소도시 요나고에 갔을 때 기억이 떠올랐다. 동네 할머니 계모임을 해도 충분할 것 같은 작고 조용한 백화점. 소도시일수록, 인구가 적을수록 노인의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 골든위크를 막 지난 시점이어서 그런지 관광객도 적고, 현지인도 적었다. 다카마쓰에 있는 내내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했다. 그걸 보고 있으니 마음에도 먹구름이 낀 것 같았다.



그나마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는 북적북적했다. 이날이 공휴일 오후 2시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것도 높은 밀도는 아니었다. 상당히 여유 있는 분위기에, 고객의 수보다 점원의 수가 더 많아 일거수일투족을 투시당하고 있다. 하지만 난리통인 교토에서 막 와서 그런지 숨통이 트였다. 천천히 구경하다 아래의 푸딩을 발견했다. 바로 이 여자! 교토 다이마루 백화점에서 먹은 파르페를 파는 가게에 있던 여자였다. 마루후쿠의 대표 생산품인 푸딩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규모에 일반 마트처럼 작긴 하지만, 확실히 일반 편의점이나 슈퍼에서는 볼 수 없는 상품들이 많았다.

백화점 푸드코트는 소품샵처럼 다양한 물품이 진열돼있다. 그중에는 다양한 초도 있었는데, 신랑신부 초가 있어 최근 결혼한 지인에게 결혼기념일 때 선물할까 집어 들었다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케이크 위에서 천천히 불타 녹아 없어질 신랑신부의 모습에 다시 있던 자리에 올려두었다. 그것은 축하가 아닐지도 모른다.

아무리 둘러봐도 라멘에 커피까지 먹은 터라 식욕이 돌지않아 아무것도 고르지 않고 바깥을 나섰다. 551호라이만두를 대부분 버렸던 것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호라이의 교훈으로 식품을 구입할 땐 꼭 먹을 것만 사기로 다짐했기 때문이다.


토요코인에서 빨래를 돌리고 다카마쓰역 위에 있는 선포트 다카마쓰 우체국으로 향했다. 여행이 길어지면서 캐리어가 무거워졌고, 한국에서 들고 온 옷의 대부분을 다시 돌려보내기로 결심했다.
https://maps.app.goo.gl/BVdaCcShSTUAZDyG9
Sunport Takamatsu Post Office · 3-33 Sunport, Takamatsu, Kagawa 760-0019 일본
★★★★☆ · 우체국
www.google.com
Sunport Takamatsu Post Office(サンポート高松郵便局)은 정말 작은 우체국이다. 구글맵에서 post office를 검색하면 우체국과 우체통이 동시에 뜨니 택배 업무를 하는 우체국을 찾아가야 한다. 원래 오카야마에서 택배를 보낼 생각으로 택배용 짐을 다 싸놨는데, 시계의 흐름이 일반 직장인처럼 흐르고 있지 않은 여행자는 주말에 우체국이 열지 않는다는 것을 망각하고 다카마쓰까지 들고 오게 되었다.

일본에서 국내로 택배를 보내는 방법은 꽤 간단하다. 우체국 사이트에서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PC, 또는 스마트폰으로 미리 보내는 주소, 보내는 물품에 대한 정보 등을 입력하고 원하는 택배 방법까지 선택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선택한 뒤 송장 만들기를 완료하면 QR코드가 메일로 온다. 우체국에 방문해 아래 사진의 QR코드 기계에서 메일로 받은 QR을 찍으면 출력용 스티커로 인쇄된다. 그걸 택배에 붙이고 우체국에서 택배 발송을 신청하면 끝이다.
https://www.post.japanpost.jp/intmypage/howto_sp.html
郵便局 | 日本郵便株式会社
日本郵便株式会社の公式Webサイトです。郵便局が提供している切手、はがき、集荷。配達、銀行、保険などの商品・サービスやキャンペーン情報などをご紹介しています。
www.post.japanpost.jp

나는 택배로 보낼 짐만 보스턴백에 담아와 우체국에서 직접 박스와 테이프를 받아 포장했다. 우체국에서 여러가지 크기의 박스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고, 테이프도 빌려준다. 보내는 물품의 내용에 대해 가능한 자세히 기재하는 게 좋다. 안 그러면 우체국에서 귀찮은 직원의 질문을 받을 수 있으므로. 내가 선택한 배송방법은 SAL. 참고로 EMS가 가장 비싸고 빠르다. SAL은 발송 후 딱 일주일 만에 한국에 도착했다. 7kg의 무게였고 약 7,000엔 정도의 택배비가 나왔다.

우체국에선 다양한 지역 엽서나 특산품도 판다. 미리 알았다면 여행하는 우체국마다 들러볼걸 그랬다. 다른 기념품샵에서 못봤던 다카마쓰 우동 엽서가 하나 있어 함께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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