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주먹밥도 인스타 DM으로 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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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오니기리 · 39 Jodoji Shimominamidacho, Sakyo Ward, Kyoto, 606-8404 일본

 

이른 아침, 긴린샤코마에(錦林車庫前) 버스 정류장에서 도보로 300m 거리에 있는 아오오니기리(青おにぎり)로 향했다. 이날은 하루종일 무척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곧 여름이 오는 것이 거짓말 같은 날씨.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였다.
 

 
아오오니기리는 평범한 주택가 사이에 있다.

가게는 턱이 있고 좁아 휠체어는 들어갈 수 없다. 내가 이른 시간에 방문한 탓에 미리 만들어놓지 않는 메뉴였는지 잠시 기다려달라며 가게 안으로 급하게 사라지셨다. 매대에는 만들어진 주막밥이 종류별로 귀엽게 줄서있다.

매서운 바람에 소매 끝을 부여잡고 바깥 구경을 하는데 작은 자동차가 가게 앞에 잠시 서더니 미리 예약한 주먹밥을 들고 갔다. 내가 있는 동안 왔던 손님은 모두 예약손님이었다. 혹시 방문했을 때 원하는 주먹밥이 없을까봐 나 역시도 미리 네 종류의 주먹밥을 예약하고 갔다. 공식 홈페이지, 또는 인스타그램에 매달 가게 영업시간을 알 수 있으니 꼭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가게 앞을 꾸민 주먹밥과 관련된 여러 가지 소품들이 재미있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금방 갔다. 조금 춥긴 했지만. 주먹밥 모양의 돌에 김을 붙여 표현했다. 저 돌은 어디서 주워온 걸까. 깎았겠지? 혼자 추론도 해보며.
 

아래 하늘을 향해 서 있는 깃발을 보면 그날 아침 얼마나 바람이 매서웠었는지 다시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내가 고른 주먹밥은 네종류. 파명태 주먹밥, 소금이 들어간 현미 주먹밥, 명란젓 주먹밥, 다시마 주먹밥 1개씩 총 네 종류. 일본어를 잘 몰라 열심히 번역기의 단어를 추측해 골랐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평소에 다른 곳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먹밥보다는 좀 더 다양하고 용기 있게 색다른 주먹밥에 도전해 보자. 나는 다시마가 들어간 주먹밥이 제일 맛있었기 때문이다. 색다른 주먹밥을 도전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다시 재방문하기는 위치도 좀 애매하고, 사실 다시마 외에는 굳이...

하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 인스타그램 DM으로도 주먹밥을 예약하는 시대라니. 세상은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