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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커버린 원숭이가 부르는 노래/인생은 언제나 삐딱선

쿵나무가 쓰러졌다분분한 낙화가야 할 때가 아니었는가분분하지 않았는가눈을 감았다 잠들지도 못한 채여름 풀냄새 매미 울음소리온몸을 찔렀다입을 뻐끔거렸다아가미를 잃은 생선처럼당신을 불렀다당신만 불렀다 더보기
교토에서 쓰는 편지 허무하다사라진 존재가의문이다돌아가면 달라질까가볍다삶의 무게가두렵다당신을 잊을까봐 더보기
보통의 삶 2002년 월드컵은 어느 때보다 대한민국을 뜨겁게 만들었지만, 나에겐 가장 추운 여름이었다. 그리고 나의 가족에게도 그랬을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생각은 많았던 중학생인 나는 척추 골절로 영원히 걸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은 멈췄다. 시름만큼 깊어진 욕창으로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퇴원 후에도 한동안 집에서만 지냈다. 허우적거릴수록 더 깊게 빠져드는 늪 속에서 턱 끝만 겨우 내밀어 호흡하는 고장 난 인형 같았다.  그러다가 근처의 특수학교를 소개받았다. 다시 난 중학생이 되었다. 사고 후 몇 해가 흐른 다음이었다. 시계는 다시 움직였다. 목표가 생겼다. 독립. 물리적 거리를 만들어 장애를 가진 자식의 부모가 되지 않도록 멀리 떨어지자. 더 이상 걷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보다 장애가 있는 .. 더보기
6월 집밥 모음 바질토마토소스에 양념한 링귀니 파스타, 베이비 루꼴라 한줌 올려 간단하게 한끼  실패했던 프렌치토스트.... 식빵이 두꺼워서 중간에 칼집내서 계란물 적셔야 했는데 덜 적셔져서 겉은 따뜻하고 안은 차가운 프렌치토스트 완성  외출했을 때 제일 간단한건 역시 국밥. 순대실록은 들깨가루도 기호에 따라 추가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체인점 중 하나  나고야 여행할 때 사온 미센의 닭날개 볶음  닭날개볶음만 먹기엔 짭짤해 중화시켜줄 에머이의 볶음밥, 공심채볶음도 곁들임  때로는 밀가루면, 떄로는 메밀면으로 칼국수를 만들어 파는 칼국수집. 양이 엄청 많고 반찬도 맛있다. 찾아보기 힘든 가오리찜. 담백하고 괜찮음  즐겨찾는 삼각정의 모소리살.  제일 좋아하는 종류의 파스타. 얇은 카펠리니 면에 홀토마토, 남은 열기로 모짜.. 더보기
불면증을 위한 아이템(with 노캔) 후기(feat. BOSE, SONY) 버즈2도 쓸만한데 최근 수명을 다해 작동하지 않아 비교 대상에서 스킵했다. 노캔 기능이야 보스에 비해서 확실히 떨어지지만 배터리 수명 기준에서는 어떤 ASMR을 얼만큼의 음량 기준으로 재생하냐에 따라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도. 귀는 어쨌든 보스나 버즈나 커널형이라 아팠다. (내 기준) 베개에 머리만 닿으면 잠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귀에 무언가라도 꽂지 않으면 잠들기 힘든 예민한 인간들도 있다. 사정상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없으면 잠들 수 없어 아이템을 확보했다. 구분 보스 QuietComfort Earbuds II 소니 WH-1000XM5 구매가 및 쇼핑몰 354,900원, 쿠팡 364,000원, 면세점 배터리 수명(연속 재생시) - 최대 6시간(충전 케이스로 최대 24시간) 왜 사기 전에 배터리 수명을.. 더보기
#잠 못 이룬 날들에 대한 기록 4 - 약은 나를 구원할 수 없다 *본 글은 의학적 지식이 없는 비전문가의 주관적인 경험입니다.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초진 때 의사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약을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을 겁니다. 언젠가는 먹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육 개월, 길게는 일 년까지 바라보고 치료를 시작해 봅시다. 그 말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던 것 같다. 나야말로 약에 의존하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 그렇지만 의존성 때문에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겠다고 모처럼 마음먹은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극단적인 부작용을 두려워하는 것은 마치 이런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운동장에서 넘어져 무릎이 까졌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보통은 환부를 깨끗하게 닦은 다음 빨간 약이나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일 것이다. 운동장 바닥을 갈아버려야겠다.. 더보기
#잠 못 이룬 날들에 대한 기록 3 - 잠은 갈래트보다 달콤해 *본 글은 의학적 지식이 없는 비전문가의 주관적인 경험입니다.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그러나 병원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잠시 난관에 부딪혔다. 몰랐는데 정말 많은 정신의학과 의원이 도처에 있었다. 송충이 눈에는 솔잎만 보인다더니 딱 그 말대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약은 쉽지 않았다. 가능한 집에서 가깝고 평이 좋은, 그리고 주말 예약이 가능한 곳으로 고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곳들은 대부분 평일 낮시간 대에나 예약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것도 일주일 뒤, 심하면 한 달 뒤까지. 조금 충격이었다. 자의든 타의든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나는 최근 왕복 출퇴근 시간이 길어져서 평일엔 전혀 시간이 나질 않았다. 최종적으로 내가 고른 곳은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의 개.. 더보기
#잠 못 이룬 날들에 대한 기록 2 - 내담자가 되어가는 과정 사실 오랫동안 불면에 시달리면서도 약을 처방받아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다. 그냥 그런 선택지 자체가 나에게 없었던 것 같다. 약을 처방받는 순간 비정상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 같아 두려웠던 것 같기도 하다. 나 자신을 다그쳤다. 이 정도 가지고 약까지 먹어? 아직 덜 피곤한가 보지. 생각을 자꾸 해서 그런 거야. 생각하지 말자. 나약해지지 마. 주된 계기는 코로나에 확진되기 한 달 전 즈음 받은 심리상담이었다. 무료로 상담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딱히 가서 무언가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다양한 심리검사를 해볼 수 있다는 동료의 추천에 용기를 얻어 심리상담을 예약했다. 가장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선택했다. 그 동네에는 내가 좋아하는 카페가 있었고 그곳의 라떼는 나를 항상 들뜨게 했다. 상담장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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