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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현지인 라멘거리에서 지라시 스시 포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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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교토에는 총 5일 있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오늘은 또 어딜 갈까. 계획 없이 움직이고 아침엔 눈이 떠지면 일어나 30분은 침대에서 뒹굴었다. 그런 어느 날 아침 휴대폰 화면을 스크롤하다 어떤 분의 동네 추천글을 발견했다. 구글맵 리뷰였었나. 외국인들 구경하러 교토에 간 건 아닐 테니 이곳을 가봐라, 하는데 그곳이 이치조지 동네였다.

왜 나한테 하는 소리 같지


왠지 자극이라도 받은 걸까. 그렇지 않아도 금각사, 은각사를 꼭 가야할까 고민하고 있던 차였다. 나는 그렇게 충동적으로 교토 무제한 버스 일일권 2개 중 하나를 이날 개시하고 이치조지역으로 향했다.

https://maps.app.goo.gl/yDv54mmVQuL4yEn47

 

이치조지타카쓰키초 · 일본 〒606-8184 교토부 교토시 사쿄구 이치조지 하라이토노초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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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중심가에서 거리가 있어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동네 구경을 했다. 교토 대학을 지나고, 석탑을 만드는 가게를 지나고.

 
https://maps.app.goo.gl/nDEE71QoKLWBvZBj7

 

케이분샤 이치조지점 · 일본 〒606-8184 Kyoto, Sakyo Ward, Ichijoji Haraitonocho, 10

★★★★☆ ·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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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버스에 내려 바로 들어간 곳은 케이분샤 이치조지점. 아기자기하고 감성적인 서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휠체어로 좁은 곳을 움직이기 쉽지 않았지만 귀여운 아이템이 많았다. 그리고 다른 서점에서 볼 수 없는 책들도 많이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에 선정된 적도 있는 곳이라고 한다.

서점이라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숍같은 느낌이다. 책외에도 문구류, 옷, 소품 등도 판다. 책 또한 보통의 서점처럼 카테고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콘셉트'가 있는 책이 진열되어 있다. 일본어를 읽지 못해도 보고 느낄 수 있는 책. 그리고 오래된 옛날 서적도 있었다.
 

 
공간이 다 이어져 있었는데 휠체어로는 이동하기 쉽지 않아 밖으로 나갔다가 옆 상점으로 들어가고, 그런 방식으로 이동했다.
 

 
에코백과 사랑스러운 엽서 몇장을 가방에 담았다. 구매한 엽서를 바깥의 자전거 위에 올려놓고 찰칵
 

 
이치조지 동네는 라멘가게가 저엉말 많았다. 아래의 가게도 먼발치에서 보니 사람이 구름처럼 서있었다. 줄선 사람 모두 남자. 저기도 라멘 가게다. 100%.
 

 
들어갈까 말까 백번 고민하다 그냥 후진한 빠칭코 가게... 한번 하고 올걸 아쉽다.
 


무인역인 이치조지 역에서 슈가쿠인 역까지 걸어가는 동안 정말 많은 라멘집을 만났다. 하지만 슬프게도, 라멘집에 죄다 턱이 있어 들어갈 만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이전에 가고 싶은 장소로 표시해 놓은 야오이스시로 갔다. 테이크아웃만 하는 스시집이었다. 급 테이크아웃만 하는 야오이 스시로. 이치조지역에서 오른쪽으로 쭉 가면 있는 야오이스시. 큰길 시라카가와 거리로 나가자 예쁜 맨션들이 나왔다. 기치조지 주변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https://maps.app.goo.gl/37TfX9fwXsQ5dbjE7

 

야요이 스시 · 16-5 Ichijoji Shimizucho, Sakyo Ward, Kyoto, 606-8125 일본

★★★★☆ · 스시 테이크 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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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이스시는 평범한 동네 거리에 있었다.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가게였다. 내가 갔을 때도 누군가가 초밥을 테이크아웃하려고 아드님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예약제였다. 배달도 하는 듯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었다. 메뉴를 선택하고 바깥에서 기다리는데 오토바이 한 대가 저 멀리서 또 야오이스시로 들어오기도 했다.
 
포장할 초밥을 고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눈앞의 선반에 있는 초밥이 모두 모형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네 중국집 메뉴판처럼 쌓인 종이를 하나 집어들어 구글 카메라 번역을 하며 겨우겨우 하나를 골라 포장했다. 연어알과 오징어회가 올라간 지라시스시였다.

 
포장한 초밥을 품에 안고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해가 지고 있었다. 저 멀리 점점 길게 뻗어가는 하얀 줄기를 멍하니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지라시스시는 숙소에 들고 돌아왔을 때는 조금 흐트러졌지만, 여전히 연어알은 톡톡 터졌고 곁들여진 초생강도 오이도 참 맛있었다.
 

 
저녁엔 소화도 시킬 겸 시조역 부근을 걸었다. 진작 저녁 시내를 걸어볼걸 후회했다. 찐 교토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어디에서 저녁을 먹는지 알 수 있었다. 이른 시간에 닿았던 식당들이 모두 문을 열고 열심히 영업을 하고 있었다. 낮의 풍경과는 또 다른 풍경이었다. 교토에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길었는데 반 이상이 저만치 가버렸다. 앞으로의 여행은 도시마다 2박 3일 일정이기 때문에 이런 여유로움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교토의 풍경을 더 오래 눈에 담고 싶어졌다.
 

 
교토의 택시들은 머리에 각자의 로고를 담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아래 친구는 교토에서 지나가는 내내 공사장 현장에 매달려 있었다. 누가, 왜, 여기에 이렇게 홀로 남겨둔 것일까.
 

 
아래의 가게는 낮에는 불이 꺼져 스산했는데 밤에 영업하는 모습을 보니 분위기가 색달랐다. 전통 있는 오래된 소바가게였다. 한 그릇 말고 오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일방적으로 예약 2개월 후 오버부킹이었다며 예약을 취소한 토요코인 교토 시죠 카라스마. 직접 눈에 보니 정말.. 위치가 최고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다음에 교토에 다시 방문한다면 시조역 근처에 묵고 싶다.
 


그렇게 이날도 하루가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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