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찬가지로 오픈시간 전에 미술관으로 향했다. 오모테산도역에서 내려 쭉 한 방향으로 걸어가면 나오는 곳. 도쿄에서 방문했던 미술관 중에, '공간'으로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네즈. 실은 작품보다도 안에 있는 정원이 훌륭하다고 하여 방문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건물 같은데,

입장하면 이런 풍경이 한눈에! 시원시원하게 가슴이 뻥 뚫리는, 도쿄에서 만나기 힘든 풍경. 가장 처음 입장한 나는 사람 한 명 없이 조용한 네즈미술관의 인기 사진 촬영 장소를 찍을 수 있었다.

월요일만 휴무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하는데 입장은 10시부터, 17시까지는 퇴장해야 한다. 아, 그리고 미리 홈페이지에서 표를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에 줄을 설 때도 예약자와 예약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 줄을 서고, 온라인 구매는 현장구매표보다 100엔 더 저렴하다. 나는 미리 온라인에서 표를 구매해 QR코드를 준비했다. 장애인 할인은 200엔이 더 할인된다! QR을 확인하고 표를 나눠준다. 너무 귀여운 입장권이다.
내가 본 전시는 Armor, Swords, and SwordFittings: A Mitsumura Collection Digest.
10월 15일에 이 전시는 끝났고, 다음 전시는 11월 3일부터 다른 주제로 진행된다. 나는 이쪽에 더 관심이 있었는데 여행일자가 맞지 않아 아쉽다. 그리고 실은 전시 가기도 전에 먼저 방문한...

NEZUCAFE. 딱 앉고 싶었던 창가자리에 앉았다. 중국인 커플과 중국인 유튜버 여자 두 명 사이에 있어서 사운드가 밋밋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최강의 노이즈캔슬링 보스가 있지. 풍경으로 유명한 네즈카페는 사면이 모두 유리창으로 되어있고, 푸릇푸릇한 숲 속에 앉아있는 것 같다. 다만 입장하자마자 전시가 아닌 카페에 입장한 것은 나뿐만이 아닌 듯 금방 사람들로 왁자지껄했고 한꺼번에 메뉴를 받느라 종업원들도 정신이 없어 보였다.


내가 주문한 건 몽블랑과 아이스 홍차. 사실 별 기대 안 했는데 몽블랑 와 맛있었다. 부드러운 밤크림에, 밑에는 숨겨진 초콜릿 코팅 구운 머랭이 사르륵 녹았다. 비교적 덜 단 밤 크림을 먹다가 머랭을 씹는데 싸악 단맛이 입 안을 휘감았다. 거기에 시원한 아이스 홍차. 완벽한 조식이었다. 저렇게 해서 1,500엔인가? 솔직히 저렴한 가격은 아닌데 분위기의 비용이지.

네즈 미술관의 정원의 지도는 이렇다. 참 친절하게도 어떤 방향으로 가야 휠체어로 가능한지 전부 적혀있다. 이런 섬세함은 늘 감동이다.

군데군데 바닥이 이렇긴 하다. 울퉁불퉁해서 조심해야 하고, 덜거덕 거리긴 하지맘 이 정도는 감수 가능.







우리나라네서도 흔하게 보이는 무늬 맥문동도 도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다.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고. 우리집에 갈래?

한지를 덧데어 맘듬 것 같은 천장마저도 특별한 네즈.

네즈 카페 창가에 앉아 아이폰 14 프로 시네마틱 버전으로 찍은 사진. 창가의 유리면을 어찌나 깨끗하게 닦아놓았는지, 창가 건너편에서 찍었는데도 나무 코앞에 서있는 것 같았다. 아래의 사진들도 마찬가지다.


네즈 미술관 정원을 돌아다니는데 리프레쉬되고 좋았다. 여긴 한 번 더 방문하고 싶다. 온갖 꽃들과 붉고 노란 단풍이 드는 그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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