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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가을 끝자락의 홋카이도 3. 삿포로는 현재 공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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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홋카이도 여행 3일 차라니. 하루하루가 아쉽다. 몇년 사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걸 하루가 끝날즈음 온몸으로 체감한다. 왼쪽 팔의 통증이 심하다. 관절마디가 욱신거리고 저릿하다. 어깨부터 시작해서 손끝까지 오는 등의 통증은 하루에 한 번 정도 찾아온다. 진통제는 의미가 없다. 통증이 온 그 순간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가만히 불청객이 떠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나의 최선이다. 하코다테에서 뼛속까지 시린 강풍에 몸에 잔뜩 힘을 주고 있었더니 아무 체위의 변화가 없었는데도 통증이 찾아왔다.

오늘의 일정은 체크아웃 후 캐리어를 맡기고 토리텐스시에 들렀다가 두 번째 숙소 체크인, 캐리어 맡기고 나와서 쇼핑, 카페, 3시 복귀해서 쉰 뒤 모이와야마 전망대 가기. 저녁은 수프커리나 규탄으로. 이제 기차 그만 타고 싶다. 홋카이도 레일패스 뽕을 뽑고 싶은 마음에 좀 무리했지만 요이치 증류소까지만 가고 아시히카와는 포기할까 생각 중이다.. 그제 어제 계속 푹 자지 못해서 낮잠도 자고 싶어.

하지만 어디 내 마음대로만 되는 게 여행이던가. 삿포로 북쪽은 여기저기 공사판 개판이다. 토리텐은 포기하고 다시 맡겨뒀던 캐리어를 찾아 두 번째 숙소에 얼리체크인을 했다. 최소거리로 간답시고 대로변으로 가지 않고 강 쪽 방향으로 갔는데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도로가 좀 울퉁불퉁해 손목 나가는 줄 알았다.

11시에 오픈하는 네무로 하나마루에 10시 26분에 대기표를 뽑았다. 내 번호는 산주우로쿠, 36번! 같은 층에 있는 무인양품을 구경하다가 11시 오픈 3분 전 왔는데 사람 와... 휠체어라 오픈전 와야 할 거 같아 나름 일찍 온 건데 첫 입장 때 과연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리고 보통 걱정은 예상을 비껴 나지 않는다. 순식간에 가게 앞은 초밥을 먹으러 온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오픈이 시작하고 6분 동안 겨우 10명 들어갔다.

이거까지 먹으면 스텔라는 이제 안녕이다, 12분이 지나자 내 앞에 대기자 16명이 남았다. 첫 입장한 손님들이 한차례 회전되어야 들어가겠다 싶었다. 테이블과 뵉 사이의 폭은 한눈에도 좁아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웨이팅 50분을 기다린 결과 내 차례가 왔다. 일본도 웨이팅 지옥이구나.

먹은 후기는..... 시즌 메뉴는 영어 메뉴판에 없다. 구글렌즈로 일본메뉴판을 보고 오늘의 메뉴라던가, 제철재료를 주문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맛은.. 음.... 이걸 먹으려고 1시간을 기다렸다니 너무 후회됐다. 물론, 내 입맛 기준임을 분명히 밝힌다. 누군가는 맛있을 수 있다. 내가 소금빵을 좋아하지만 부드러운 질감의 소금빵은 좋아하지 않고 바삭한 질감을 좋아하는 것처럼 취향차이라는 것이다(구구절절). 네무로 하나무라 스태프들은 파이팅 넘쳤지만 나는 먹을수록 파이팅이 사라졌다. 참치, 연어, 연어알, 붕장어, 냉우동, 광어지느러미 등을 먹었다.

네무로하나마루 스텔라점
연어알

아쉬웠던 식사를 뒤로하고 쇼핑데이를 즐기기로 했다. 롯카테이부터 기타카로 본점, 러쉬, 돈키까지. 지르면서 점점 컨디션이 좋아지는거 같았다. 역시 돈 쓰는 거 제일 즐거워. 행복해.

기타카로 본점
딸기쇼트케이크
슈크림
기타카로 내부, 원래 이 건물은 도서관이었다고

스프커리를 파는 곳은 배리어한 가게가 많다. 몇 년 전 왔을 때 간 곳도 같이 간 친구의 도움이 없으면 힘든 곳이었다. 그래도 삿포로에 온 김에 먹고 싶어서 열심히 구글지도를 뒤졌고, 미레도 쇼핑몰에 스아게가 입점해 있는 걸 발견했다! 휠체어도 쉽게 접근 가능했다.

현금으로 계산하고 나서 돌려받은 거스름돈이 부족한 걸 확인했다. 실례합니다 하면서 받은 돈을 펼쳐 ㅇ_ㅇ하고 쳐다봤더니 스미마셍 하면서 부족했던 천엔을 돌려주었다. 어쨌든 휠체어를 타신 분은 미레도점 스아게4로! 좋아하는 식재료를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브로콜리를 추가함


홋카이도청도 그렇고 삿포로는 지금 완전히 공사판이다.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은행나무가 있어 기뻤다

아시히카와는 포기했다. 펭귄을 보고 싶긴 했지만 몸이 너무 안 좋기도 했고 갇혀있는 애들을 보는 것도 그다지 즐거울 것 같지 않았다. 기대했던 사토스이산혼텐에서 연어알과 연어살이 섞인 주먹밥을 샀고 뜨거운 녹차와 함께 먹었는데 꿀맛이었다. 오래간만에 낮잠도 잤다. 여행 후 처음 푹 잠든 거 같다. 그리고 그 덕에 이날 새벽 5시에 잠들었고 오타루 카페에서 케익먹으면서 졸게 되었지...

사토스이산혼텐의 주먹밥. 늦게 가면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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