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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커버린 원숭이가 부르는 노래/포스트잇

Gentle Mind, Yuhki Kur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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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구라모토라는 이름을 들으면 자동적으로 동시에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이루마, 앙드레가뇽. 그때 제 mp3에는 소위 뉴에이지 장르의 음악이 대세였거든요. 중학교 1학년은 쉬는 시간 이어폰을 꽂고 책상에 엎드려 그들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차가운 책상 위에 한쪽 뺨을 붙이고 창가를 바라보면, 교실의 소란스러운 소리가 뺨에 진동으로 느껴졌어요. 하지만 귓가에는 최대치로 볼륨을 올려놓은 음악이 클라이맥스로 달려가는 피아노만 남아있었습니다. 나는 교실에 있었지만 있지 않습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느낌입니다. 눈을 감고 음악에 풍덩 빠집니다. 따로 스토리를 상상하지 않아요. 오롯이 음악의 선율에 따라 점점 바닥으로 추락하거나 고조됩니다. 일종의 카타르시스였던 것도 같네요.

 

그런 유키 구라모토가 내한 25주년 기념 콘서트를 예술의 전당에서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할인된 표가 아주 저렴하더라고요. 시간도 있었고요.

 

 

마지막 방문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예술의전당은 시계탑 빼고 입점 가게가 다 바뀌어있더라고요. 그중 하나는 테라로사라니, 아주 반가운 변화입니다.

 

 

110분 동안 저는 다시 중학교 1학년이 되었습니다. 하나도 성장하지 않았더라고요. 마지막 연주곡 Lake Louise를 들을 땐 오랜만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때의 나를 만나면 얘기해주고 싶네요. 원망하지 않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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