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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커버린 원숭이가 부르는 노래/포스트잇

정욕, 아사이 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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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줄곧 이 별에 유학을 와 있는 느낌입니다.
있어서는 안 될 장소에 있는, 그런 심정입니다.
타고난 나다움을 당당하게 여기자는 마음 따위 조금도 가져 본 적 없습니다.
저는 제가 너무 끔찍합니다. 그리고 이런 저에게 절대 관심을 품지 않을 타자를 거부하면서 한편으로는 그 탓에 오히려 나를 끊임없이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인생이 너무나 허무합니다.
그러므로 축복 어린 얼굴로 "다들 달라도 괜찮아."라고 양손 벌려 환영해도 곤란할 뿐입니다.
나라는 인간은 사회로부터 확실히 선을 긋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그냥 놔두길 바랍니다.
그냥 놔두기만 하면 알아서 살 테니까.

 

 

하지만 왠지, 사회는, 사람을 그냥 놔두지 않습니다.
특히 조직 속에서 일하고 있으면 그런 느낌이 강해집니다. 인간은 다른 이의 뒤를 캐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누군가의 타고난 속성이므로 다른 이가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태어났기에 그 사람이 손에 넣은 것이나 넣지 못한 것 모든 정보를 총 동원해 그 사람을 가차 없이 판단합니다.

최근 들어 알게 된 게 있습니다.
그것은, 사회의 이쪽을 끊지 않으려면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점입니다. 아이러니고. 하지만 사실입니다. 참고로 사회의 일원이 된다는 말은 즉 이 세상이 설정한 커다란 목표에 이르는 흐름에 올라타는 겁니다. 강줄기의 하나가 되어 바다를 목표로 하는 것. 그러면 다른 이의 참견이 적정한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내 생명이 존재하지 않으면 생명 활동이 멈출 우려가 있는 생명체 옆에서 '내일, 죽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며 살 수 있으며, 사회가 당신을 가만 놔둘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이를테면 길을 걷고 있다고 치죠.
‘내일, 죽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면서.
세상에 흘러넘치는 저마다의 정보가 수렴되는 커다란 목표를, 의심 없이 바라보면서.
그때, 너무나 익숙한 이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 저는 알고 싶습니다.
사실은, 그저 그게 전부일지 모르겠네요.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걸 제게 돌려주세요.
이다음 이야기는, 육성으로 직접 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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