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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고생을 사서 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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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카야마 숙소에서 체크아웃하고 오다와라 숙소 체크인 하는 날입니다. 오카와라, 오다와라. 여행하는 내내 헷갈리는 지명이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헷갈려요.

 

체크아웃 전날 짐을 꾸리면서 한국으로 보낼 짐 한 뭉터기를 따로 쌌습니다. 이 짐은 선박택배를 이용해 한국으로 보낼 겁니다. 내일 아침이 되자마자 체크아웃하고 우체국을 가야지, 계획하고는 우체국으로 갔지만...

셔터가 내려가있더라고요❓❓❓❓ 그렇다. 이날은 주말이었어요. 🫨💩😭

택배 보내려고 따로 꾸린 짐을... 다시 캐리어 위에 얹고 떨어지지 않도록 손잡이에 꽁꽁 묶었습니다. 그리고 문 닫은 썰렁한 우체국 앞에서 스스로의 바보 같음에 꾸중하는 시간을 딱 5분 정도만 가져봅니다. 아침부터 자괴감에 빠집니다. 바보냐, 너... 왜 주말마다 택배를 보내려고 하는거야... 여긴 일본이라고!!! 할 수 없이 택배는 오다와라에서 보내기로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환승하는 오카야마역은 이른 시간에도 수많은 인파로 북적입니다. 오카야마역에서 오다와라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시즈오카역이나 나고야역에서 환승해야 합니다. 물론 기차 스케줄은 나고야에서 환승하는 기차가 대부분이고요. 저 역시 나고야에서 환승했어요.

 

 

 

 

 

 


나고야행 신칸센을 타기 위해 24번 게이트로 갑니다. 네, 오늘도 신칸센 노조미 논리저브석입니다. 오카야마역에서 나고야역으로 가는 신칸센은 무려 10,550엔. 진짜 교통비 장난 아닙니다. 이날 하루 교통비만 17만 엔 넘게 썼어요. 신칸센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히카리는 2시간 10분, 노조미는 1시간 36분이 걸립니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신칸센 티켓은 소지하고 있는 IC카드가 있다면 거기에 넣는 옵션을 선택하고 IC카드를 찍으면 됩니다. 그럼 개찰구 나갈 때 티켓이 뿅 나옵니다. QR코드를 띄우고 찍어도 개찰구 나갈 때 티켓이 뿅. 또 아이폰 사용자라면 애플월렛에 티켓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저 같은 경우 승무원에게 슬로프를 요청해야 하는 입장이라 그때마다 IC카드나 QR코드가 아니라 온라인 구매내역을 보여줘야 했어요. IC카드나 QR코드로는 자세한 내역을 승무원이 확인할 수 없는 시스템인가봅니다.

 

일본 여행을 자주 가는 분이라면 IC카드 하나 만드는 것도 괜찮아요. 이왕 만들 때 전국적으로 사용 가능한 곳이 많은 카드로요. 저는 토이카 카드를 사용하는데 아주 편리합니다.
 

 

 

 

 


1시간 36분, KTX를 타고 세시간 두시간 왕복도 하는 저에게는 껌이죠. 노조미를 타고 나서 통로에 서서 어제 산 귤을 까먹습니다. 미국산 귤은 시기만 하고 맛은 없었어요. 그래도 비타민으로 몸에 피가 돼고 살이 돼라 하는 느낌으로 열심히 섭취해봅니다.

 

일본에 도착하고 나서 이맘때 찍은 사진은 3,000장을 넘어갔습니다. 진짜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사진 많이 찍는 것도 처음이에요. 아이폰 시네마틱으로 동영상 찍을 맛 나고 + 사진은 리코로 촬영해주니 콤보로 하루종일 앵글 담기에 손이 모자랄 지경이더라고요.

 

원래 사진 적당히 찍고 쉴 때마다 밤마다 여행 기록을 하는 편인데요, 아이폰 키패드로 오타가 하도 많이 나는 데다가 사진에 글에 정리하는게 참 쉽지 않더군요. 그리고 하루에 10km 이상 돌아다니다보니 제대로 두드릴 힘이 없도 없구요. 기록이 뭐다냐 일단 자자 하는 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음성 녹음으로 대부분의 여행 일정이나 순간의 감정들을 기록했습니다. 참 좋은 세상이에요. 물론 이것도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방법은 아니었어요. 제 발음이 엉망인지 음성 녹음도 오타가 많았거든요. 말도 되지 않는 문장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ㅔ, ㅢ 등 어떤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지 깨닫는 계기가 됐네요.
 

 

 

 

 


주말의 나고야역은 정말... 엄청났습니다. 한번 걷는 사람들의 줄에서 빠져나오면 다시 끼어들기 힘들 정도였어요. 미친 듯이 사람이 많았고요. 징그럽다 싶을 만큼 많았습니다. 도자이몬 거리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떠나는 그림을 상상했는데, 모든 식당에 웨이팅이 있었어요. 나고야에 머물 때는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이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주말 점심시간 미센의 웨이팅 줄입니다. 건물 밖까지 줄이 튀어나가기 직전이에요.

 

 

 

 

 


아래는 미센 건너편 화장실 앞에 있는 마루야 본점 JR나고야역점의 웨이팅 줄입니다. 히츠마부시도 한번 더 먹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곳도 줄이 화장실 앞까지 서있었더라고요.

 

 

 

 

 


고민하다가 미센 줄로 합류했습니다. 오차즈케까지 해 먹는 히츠마부시 메뉴 특성상, 회전율이 낮을 것이고... 그렇다면 회전율이 빠른 미센을 고른다! 나름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며 스스로를 칭찬해봅니다. 예상대로 미센은 회전율이 빨라 15분 정도 지나서 자리에 바로 착석할 수 있었어요.
 

 

 

 

 


맥주 한잔 하고팠지만 계속 이동해야 하는데, 화장실 찾아다니기가 번거로운 저는 여행할 때 물도 잘 마시지 않는 편입니다. 더욱이 오늘처럼 이동이 많은 날에 알콜을 마시기는 힘들죠. 현재 환경, 몸의 컨디션, 긴장감을 주는 요소, 화장실의 위치 등 고려해야 하는 것이 많습니다. 안먹으면 되잖아 때때로 여행와서도 늘 조절해야 하는 삶이 번거롭습니다.
 

 

 

 

 


그렇다면 맥주 대신 물을 마시자! 닭날개와 교자로 간단하지만 든든한 점심을 먹었다.
 

 

 

 

 

 

어쨌든 생각보다 오늘의 날씨가 무척 좋아 오다와라로 바로 가지 않고 다른 곳을 들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시즈오카입니다. 시즈오카에 있을 때 내내 비가 내려 후지산을 보지 못한게 못내 아쉬웠거든요. 사실 이번 일본여행이 마지막도 아니고 분명 머잖아 또 올텐데, 후지산이 내일모레 폭발하는것도 아니고요. 근데 그래도 아쉽더라고요. 마침 남은 일본 체류기간 중 오롯이 오늘만 딱 날씨예보가 좋았습니다. 마치 내 마음속의 누군가가 오늘이 아니면 넌 보지 못할 거야. 그렇게 속삭이는 것 같았어요.

 
미센의 매콤한 닭날개를 한입에 넣고 쏙쏙 발골하며 가? 말어? 수십 번 고민했습니다. 머릿속에 두 개의 자아가 싸우고 있었다. 캐리어와 택배로 보내지 못한 짐을 빨리 내팽개치고 싶은 나와, 이왕 지나간 김에 다 해결하고 싶은 나.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에라 모르겠다. 온 김에 가자! 후지노미야!


오른손으로는 젓가락을 들고 교자를 우적우적 씹으면서 왼손으로는 재빠르게 JR 티켓을 구매하는 사이트로 접속했습니다. 오다와라역으로 가는 신칸센을 시즈오카로 가는 것으로 변경합니다. 5,940엔. 서둘러 먹고 가면 3시에는 후지노미야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번갯불에 콩 볶아먹는 것처럼 모든 이동 경로를 파악한 뒤 저심값 계산을 하고 다시 신칸센 탑승하는 곳으로 달려갑니다.
 


오늘의 최종 플랜은 1. 오카야마역에서 나고야역 이동(완료) 2. 나고야역에서 점심(완료) 3. 나고야역에서 후지노미야역 가기(나고야역-시즈오카역-후지노미야역) 4. 후지노미야역에서 오다와라역 이동 5. 오다와라 숙소 체크인.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이 어찌어찌 시즈오카역에 도착한 저는 환승시간이 중간에 떠서 잠시 대기했습니다. 생각보다 후지노미야역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어요. 1시 40분에 시즈오카역에 도착했고, 후지노미야역으로 가는 특급선이 있었지만 무려 배차가 2시간 뒤였거든요.... 그래서 그냥 아타미선을 타고 후지역에서 환승해 후지노미야역으로 가기로 합니다.

 

 

 


그동안 얼른 스타벅스로 달려가 고호비 멜론 프라푸치노를 테이크아웃했다. 톨사이즈의 프라푸치노에서 휘핑크림을 빼달라고 하면 프라푸치노의 숏사이즈 가격으로 받는다. 별 차이 안나는 금액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금액 계산이 놀라웠다. 스타벅스코리아 보고 있습니까? 고호비 프라푸치노 너무 그립다. 한국에도 나와줬으면...

+ 7월 5일 멜론 프라푸치노가 출시된다고 한다 ^ㅡ^

 

 

 


마침내 후지역으로 가는 아타미선 탑승합니다!
 


이렇게 간 후지노미야역, 고생을 사서 한 보람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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