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aps.app.goo.gl/48fnAra1NEdK2uxv7
고라쿠엔 · 1-5 Korakuen, Kita Ward, Okayama, 703-8257 일본
★★★★☆ ·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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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를 히로시마, 히메지, 구라시키, 오카야마를 다니며 알뜰히 사용했더니 휠체어 배터리 충전하는 것도 잊어버렸습니다. 정말 피곤하면 휠체어 배터리 충전하는 걸 잊어버리곤 합니다. 이런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그래도 나가야죠. 오카야마의 이틀째 아침 9시, 배터리를 반만 채운 채 밖을 나섭니다. 날씨는 다시 따뜻한 바람이 불었어요.
아이고 그런데 정말 잠이 덜깼나봅니다. 멍청이처럼 반대편의 버스정류장으로 갔다가 다시 횡단보도를 타고 돌아옵니다.
버스를 타기 전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두 가지. 1. 이 방향이 맞는지, 2. 여기 정류장이 맞는지. 여행하는 내내 다시금 확인해도 이렇게 틀리는 날이 있습니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졸리면 이렇게 실수가 많아집니다.
허둥지둥 곧바로 오는 버스를 놓치지 않고 싶어 열심히 횡단보도로 돌아가다가 트램이 다니는 바닥이라 울퉁불퉁하다 보니 카메라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맙니다. 다행히 어딘가 부러지거나 다치지 않았어요. 내 리코는 참 튼튼하기도 하지, 벌써 수십 번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트려도 한 번도 고장 나지 않고 나와 십 년 이상 함께했습니다. 제 소중한 플라스틱 친구에요.
오카야마 트램은 빨강색, 분홍색, 파란색 하나같이 너무 귀염뽀짝한 1열짜리 트램입니다. 트램 창문을 제외하고 전면을 광고판으로 쓰고 있네요. 하지만 휠체어 마크가 붙어있는 트램은 보지 못했습니다.
숙소 앞에 있는 오카야마 버스 정류장은 같은 위치인데도 조르르 정류장 5개가 연달아 있습니다. 어느 위치에 서있느냐에 따라 버스가 각각 다른 위치에 정차합니다. 이걸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깨달아 겨우 맞는 버스 정류장에 섰습니다. 오늘의 바보짓 세번째입니다. 구글맵에서 위치를 잘 알려주니 멍하니 기다리지 말고 정확한 위치에서 버스를 기다리면 시간을 알뜰이 쓸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시간이 많아서 괜찮아요!
버스를 타고 내려 오카야마 고라쿠엔으로 향하는데 오카야마 성이 보입니다. 히메지 성이 화이트라면 오카야마 성은 블랙. 공통점은 둘 다 역사 있는 건물이라기엔 너무 반짝반짝해.
매표소에서는 고라쿠엔 티켓과 고라쿠엔 티켓+오카야마 성 입장권 두 종류를 판매하고 있어요. 전 이제 성 내부는 전혀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고라쿠엔 티켓만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성인 410엔, 외국인 장애인 할인은 불가능합니다.
오카야마의 고라쿠엔은 일본 여행 통틀어 가본 공원 중에 제일 컸습니다.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라고 하네요. 1700년에 완성된 정원이라고 합니다. 영주가 빈객을 접대하는 장소로 사용되었으나 연중 한때를 정하여 일반인들에게도 관람이 허락되었습니다. 1884년 오카야마 현에 양도되었으며, 과거 자연재해나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에 큰 피해를 입기도 했지만 에도 시대의 그림자료를 바탕으로 복구 작업을 실시합니다. 1952년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특별 명승으로 지정되었으며 문화유산으로 유지, 관리되고 있습니다.
오카야마 고라쿠엔의 가장 큰 매력은 야생 잔디가 넓게 깔려 있어 볼 수 있는 탁트인 조망입니다. 지금까지 가본 정원 중에 가장 넓었다고 느낀 이유도 이런 탁 트인 시야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탁 트였다는 것은 그만큼 햇빛도 덜 가려주는 느낌이었는데요. 이날 날씨도 좋다 못해 햇빛이 정말 뜨거웠습니다. 꽃이 많진 않아도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시야에 들어오는 푸른 색감이 시원시원했지만 두피는 작렬하는 햇빛에 빨갛게 타올랐어요.
고라쿠엔은 아래와 같은 넓은 차밭도 있습니다. 저는 차밭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실제로 수확해서 먹는 차밭이라고 하네요. 행사 일정과 여행 일정이 겹쳤으면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우아한 학도 있네요.
어제처럼 추울까봐 붙이는 핫팩까지 챙겨 왔는데, 핫팩은커녕 작렬하는 태양에 두피가 뜨겁게 달아올라 바람막이 후드를 뒤집어쓰고 공원을 돌아다닙니다. 이러다 두피에 불이 붙지 않을까 싶을 때 눈에 들어온 반가운 아이스크림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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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나미 찻집 · 1-4 Korakuen, Kita Ward, Okayama, 703-8257 일본
★★★★☆ · 전통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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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사자나미(さざなみ茶屋) 찻집입니다. 작은 카페이자 상점이었는데 기념품, 잉어밥, 아이스크림 등을 팔고 있습니다. 어쩐지 잉어들이 오동통하더라니. 맛있는 빵을 먹고 있었네. 이 찻집이 제일 일찍 문을 열어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가게 안은 좁지만 휠체어로 들어갈 수 있도록 경사로가 잘 되어 있습니다.
이런 더운 날의 일본 여행은 맛챠 아이스크림이지.
고라쿠엔을 둘러싸고 있는 강의 이름은 아사히 강입니다. 아사히 강을 건너 밖에서 고라쿠엔을 바라보니 공원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섬처럼 보입니다. 그 정도로 거대한 면적입니다. 이 정도면 공원이 아닌 하나의 섬을 산책했다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겠어요. 고라쿠엔을 빠져나와 미술관으로 향하는데도 한참 걸렸습니다.
한참을 아사히 강 옆으로 굴러갔는데 이 구글맵 자식이 직립보행용 길을 알려줘서 계단을 만났습니다. 다행히 경사로가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다시 주택가로 내려갈 수 있었어요. 이정도면 꽤 큰 행운입니다.
주택가를 가로질러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한 집. 집 앞의 조경이 너무 화려해 단박에 눈을 사로잡았다.
오카야마 겨우 이틀째지만 이곳의 운전자들 특징을 알아냈다! 일본의 모든 자동차들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휠체어가 있으면 속도가 빠르든 느리든 바로 멈추고 먼저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내가 먼저 가라고 해도 보통 무조건 고개를 저으며 먼저 가게 하고요. 그런데 오카야마는 내가 멈추고 턱을 까닥하면 쌩하고 가거나 멀리서 내가 보이면 가속도를 밟아 먼저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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