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메지역에서 바로 구라시키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카야마역에서 환승해야 합니다. 오카야마역과 구라시키역을 오고가는 기차는 어떤 기차를 타느냐에 따라서 330엔에서 1,620엔까지 차이가 납니다. 탑승시간 차이는 그다지 나지 않는데도 말이죠.



구라시키 역에서 내리자마자 히메지 역과 같은 풍경을 상상했는데… 역에서 내리면 일단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1층으로 한층 내려가야 합니다. 그냥 평범한 동네 같은 느낌이에요. 약 오후 4시쯤 도착했는데 썰렁했습니다. 관광객도 보이지 않습니다. 골든위크를 너무 제대로 피해간 ㅎㅎ 느낌이에요. 또 이런 관광지는 사람이 좀 있여야 여행하는 맛이 나는데 말이죠.

상점마다 사람들이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노인의 비율이 굉장히 높았어요.
우선 일본식 카페오레 식이 아니라 진한 라테를 판다는 카페로 향합니다. 이동네도 히메지 못지 않게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있어요. 카페로 가는 동안 유명한 가게 돈카츠 갓파, 그 외 식당들 모두 문을 닫거나 클로징하는 분위기입니다. 오후 4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말이죠. 이곳은 가게들이 5시, 6시면 문을 닫는 거 같더라고요. 소도시=노인의 비율 높음=저녁에 갈데없음, 어디에서나 성립하는 공식입니다.



카페 GJG ESPRESSO STORE는 간판이 없어 그냥 지나쳤다가 구글맵을 보고 다시 되돌아왔어요. 내부에 손님은 없었고 사장님만 계셨네요.
https://maps.app.goo.gl/3sah5UVEqdLkR9S37
GJG ESPRESSO STORE · 2 Chome-13-20 Achi, Kurashiki, Okayama 710-0055 일본
★★★★★ · 커피숍/커피 전문점
www.google.com
아래처럼 예쁜 경사로가 놓여있는데, 이런 경사로는 보는 것과 다르게 스무스하게 들어가기 힘듭니다🥹 일단 뒷바퀴의 보조바퀴가 없어야 하고요… 추진력이 필요해요… 입구에서 제대로 들어가지 못해 당황하자 사장님이 도와주려고 얼른 뛰어나오셨어요.

어차피 테이크아웃해서 마시면서 구라시키 미관지구를 구경할 생각이어서 테이크아웃을 요청했습니다. 따뜻한 라테 500엔. 에스프레소샷을 추출하는 기분 좋은 소리를 들으며 가게 주변을 구경했습니다.

너무 사랑스러운 손소독제 거치대. 하나 갖고 싶다.

카페 이름 GJG ESPRESSO STORE가 새겨진 종이컵.

라테는 소문대로 고소하고 진하고 참 맛있었습니다. 호주 라떼만큼 맛있는데요? 무슨 우유를 쓰시는지 엄청 부드럽네요.

홀짝홀짝 뜨거운 라테를 마시며 상점가를 구경합니다. 아래는 고구마를 이용한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였는데 고구마로 글씨를 만들었네요. 사랑스러운 아이디어입니다.

이동네도 다카마쓰처럼 야돈 같은 마스코트가 있는 건가요...? 포켓몬 맨홀을 만났는데 무슨 캐릭터인지 모르겠습니다.

큰 상점가 길을 걷다 문득 오른쪽 골목을 보데 할머니들이 골목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계셨습니다. 관광객의 초상화도 그려주신다면 맡겨보고 싶은데 망설이다 용기가 부족해 그냥 지나쳤습니다.

상점가 가게들의 간판이나 입구가 하나하나 개성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https://maps.app.goo.gl/KvSMUKufbSjv92iaA
구라시키 미관지구 · Central, Kurashiki, Okayama 710-0054 일본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원래 구라시키 미관지구에 있는 오하라 미술관에 방문하고 싶었는데 아슬아슬하게 시간이 늦어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오하라 미술관은 일본 최초의 사립 서양 미술관으로, 엘 그레코 '수태 고지' 모네 '수련'을 비롯해 르 누아르, 세잔, 고갱, 피카소 등의 명화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입장료는 조금 비싼 편입니다. 성인 2,000엔.
모네 수련을 직접 보고 싶었는데 기회를 놓쳐, 사진이라도 비슷하게 담아갑니다.

구라시키 미관지구는 작은 교토 같다더니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일본의 흔한 상점 거리에 흥미가 떨어졌는데 이곳은 확실히 상점마다 개성을 살린 모습이 차이가 있습니다.



https://maps.app.goo.gl/1kjc9Jhaaenujsq99
Miffy Kitchen · 5-3 Honmachi, Kurashiki, Okayama 710-0054 일본
★★★★☆ · 제과점
www.google.com
미피에 대한 감정이 없어도 이 귀여운 간판을 보면 당신도 모르게 스르륵 흡수되듯이 상점가로 들어가게 될겁니다.

구글맵에는 휠체어 접근 불가 마크가 되어있는데 아래처럼 경사로가 잘 되어있으니 걱정 없이 구경하시면 되겠습니다.

사람들은 미피 빵에 관심이 많았는데 전 여기 한참 서있었어요. 노릇하게 잘 구워진 미피가 톡 튀어나온 파우치와 에코백. 너무 귀엽잖아요.


구라시키 미관지구가 100% 마음에 들진 않았던 이유는 아래의 돌밭. 흔히 미관지구를 떠올렸을 때 머릿속에 그려지는 강가 주변의 거리는 죄다 요 돌길입니다.
골목 상점가는 일반 차도 다니기 때문에 다니기 편한 아스팔트 바닥이지만 이런 바닥은 자진모리장단으로 휠체어가 흔들리기 때문에 허리가 아픕니다.

그리고 구라시키 미관지구에 오면 들려보고 싶었던 곳! 바로 마스킹테이프 천국입니다.
https://maps.app.goo.gl/8i68VihSaVWhuRkF7
Nyochiku-do · 14-5 Honmachi, Kurashiki, Okayama 710-0054 일본
★★★★☆ · 문구점
www.google.com


이곳 또한 휠체어 불가 마크가 달려있지만 가볼 만합니다. 입구는 평평하고, 도로로 올라서는 길에는 아래처럼 10cm 정도의 턱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 이제 이정도는 넘을 수 있죠?

보리잉어 마스킹 테이프를 사면 아래처럼 붙일 수 있게 나무 막대기도 줍니다.



수백 개의 마스킹테이프가 있지만 구라시키 미관지구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마스킹 테이프 위주로 골랐습니다. 이것도 겨우 참았네요 🤪 순간 눈이 돌아갔어요. 다이어리 꾸미기 이런 것도 안하는데 마스킹테이프는 잔뜩 사서 뭐하려고..
어쨌든 구라시키 미관지구 테이프 3종류, 이누 테이프, 고양이 테이프, 보리잉어 테이프, 스모선수 테이프 구매완료. 미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어떤 마스킹 테이프가 있는지 볼 수 있어요.







가게에서 마스킹테이프를 사면 여러 개의 스티커 중에 하나를 무료로 가질 수 있어요. 죄다 귀여운데 한개만 주다니 야속합니다. 한참 고민하다가 구라사키 미관지구 골목을 표현한 스티커를 골랐습니다.

강가 주변에는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이 많습니다. 호수에는 새하얀 백조가 유유히 강물을 가르며 지나가고 있었어요. 백조뿐만 아니라 흑조도 있습니다.
백조가 점점 다리 밑으로 사라지길래 반대편으로 가서 다리 밖으로 나오는 백조를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밑에서 뭐하나 싶어 이상해서 다시 가봤더니 반대로 지나가지 못하게 다리 밑에 철망으로 막아두었더라고요. 사람들 보기 좋으라고 풀어놓은 걸까요? 😱




지친 스누피가 쉬고 있는 가게도 있습니다. 거울을 보는 것 같네요.

오카야마로 돌아갈 땐 중간에 들리는 정류장 없이 10분 만에 오카야마역으로 가는 제일 비싼 전철을 탔습니다. 승무원에게 말하고 슬로프를 요청하기 귀찮아 그냥 혼자 탔어요.
폭이 60cm는 넘어 보여 좀 위험했지만 휠라잉으로 올라갔다. 오카야마역에서 내릴 땐 곡예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ㅎㄷㄷ 귀찮아도 다음엔 안전하게 가자. 꼬옥. 금방 깨버릴 의미없는 약속을 스스로 다시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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