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좀 예쁘게 담을걸. 😂
히로시마 토요코인의 조식은 6시 30분에 시작합니다. 체크아웃하는 날이라 일찍이 눈을 떠 5분 전에 내려왔는데 벌써 줄이 체크인 카운터까지 가있습니다.
오랜만에 먹는 조식입니다. 사실 여행하면서 먹는 아침밥이 맛있다고 생각하면서 씹은 적이 없어서 맛이 어떻다 말하긴 그렇네요…
하지만 하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고야에서 묵은 토요코인보다는 엄청 잘 나옵니다. 메뉴가 알차고 풍부했습니다. 주먹밥, 야끼우동, 오믈렛, 소시지, 샐러드, 빵, 수프, 된장국 등. 도시락으로 싸가서 방에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가져가는 사람들도 꽤 많더라고요. 확실히 비즈니스 체인 호텔이라 그런지 호텔의 조식 풍경보다는, 회사 구내식당 같은 풍경이네요. 어쨌든 잘 먹고 잘쉬다 갑니다.
오늘의 일정은 좀 빡세게 갑니다!! JR간사이히로시마와이드패스권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일부러 이렇게 짰어요.
이상하게 JR패스권만 끊으면 표값 이상 뽕을 뽑지 않으면 숙제 안 한 어린아이처럼 괴로운 기분이 들더라고요. 진짜 하루의 이용가능한 나 자신을 빨래 짜듯이 쥐어짜 최선을 다해 이동하게 됩니다. 저만 그런 거 아니잖아요, 그렇죠?
나도 직립 보행이 가능하다면 캐리어 말고 이런 배낭을 메고 여행하는 것이 꿈이다…
오늘의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히로시마 체크아웃 2. 오카야마 숙소에 짐 맡기기 3. 히메지 4. 구라사키 5. 오카야마 체크인.
하루에 4개의 도시에 머무는 셈이네요 ㅎㄷㄷ 이런 일정 때문에 혹시 중간에 식사를 챙겨 먹지 못할까 봐 오늘은 특별히 조식을 먹은 거라고요!
오늘도 노조미 행입니다. JR패스권으로 히로시마역에서 오카야마역으로. 39분이면 도착합니다.
조식을 챙겨 먹었는데... 오카야마 역 가자마자 바로 모닝세트 찾기! 식욕이 있으면 먹어줘야죠. 오카야마 역에 도착해서는 바로 히메지로 가지 않고 일단 호시노 커피로 갔습니다. 급할 거 뭐 있나요. 위장을 아침 일찍 깨워서 그런가 탄수화물도 카페인도 몹시 고팠습니다.
오카야마역 지하도 꽤나 복잡했습니다. 건물 지하로 이온몰도 식당가도 백화점도 이어져있어요. 뱅글뱅글 돌다가 겨우 지하 1층 Hoshino Coffee를 찾는데 성공했습니다.
히로시마에서는 웨이팅이 길어 중간에 포기했는데 오카야마점에서는 바로 입장할 수 있었어요. 홀이 바쁜지 바닥이며 테이블이 조금 지저분하긴 했지만 오히려 편한 분위기라 저도 가방 철퍼덕 앞의 의자에 올려놓고 먹을 준비를 해봅니다.
모닝세트 중 내가 고른 앙토스트 세트는 600엔! 무지 저렴하네요. 토스트의 앙금을 올려 먹는 건 처음이었지만 그다지 앙금이 달지 않고 토스트는 바삭해서 참 맛있었습니다. 꼭 드셔보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앙금 위에는 생크림을 한 스쿱 올려 함께 먹는데 재료의 조화가 어색함 없이 잘 어울립니다. 훌륭한 모닝구예요.
원래는 독가스섬, 토끼섬이라고도 불리는 오쓰쿠시섬을 갈 예정이었지만 경로가 너무 복잡해서 포기하고 히메지로 변경했습니다. 사실 히메지도 여행 일정에 한번 포함시켰다가 뺀 거라 몇 군데 알아 둔 곳이 있었거든요.
히메지는 오카야마에서 무려 92km인 데다 약 4,000엔이지만, 신칸센으로는 20분이면 갈 수 있고 JP패스로 가면 무려 8,000엔을 스킵할 수 있습니다. 개이득.
구라사키는 신칸센이 멈추지 않기 때문에 히메지에서 직행으로는 갈 수 없습니다. 오카야마에서 갈아타야 해요.
히메지역 도착! 히메지역에 도착한 관광객의 추정되는 무리 모두가 같은 방향, 히메지 성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버스도 트램도 있지만 걸어가기에 충분한 거리거든요. 우르르 걸어가는데 잠깐 패키지 투어하는 기분이 들었네요(패키지 못해봄).
지금까지 본 일본 도시의 맨홀 중 가장 예뻤어요. 작은 면적에 히메지 성을 품었네요. 맨홀뚜껑 도둑으로 전업하고 싶었던 순간입니다.
그 외에도 히메지는 맨홀이 알록달록 다양하고 예쁘더라고요.
곧 축제가 있는지 노란 등불이 여기저기 많았습니다. 하루종일 저 등불들이 가로로 설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어요.
나무들도 락큰롤 음악에 춤을 추듯 미친 듯이 머리를 털어댑니다. 어떤 여자분의 양산은 그냥 꺾여버렸어요. 히메지성에 가는 길엔 바람 강도만 높았지만 올 땐 서늘함까지 품어 한순간 지금이 겨울이었던가 싶었습니다. 더울 줄 알고 여름옷을 잔뜩 챙겼는데 5월의 일본여행은 겨울과 봄 그 사이 어딘가의 여행이었어요.
히메지성의 주변 공원은 정말 큽니다. 히메지성 외에도 시립미술관, 시립 동물원도 있고요. 그리고 히로시마에는 까마귀가 왕이었는데 온 세상 비둘기는 히메지에 모여 있네요.
히메지성은 그냥 그랬어요. 그냥 평범한 성이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평범하다기보다는 그냥 아름다운 흰색 감옥 같았어요. 미학에 누가 되는 감상이라면 미안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단체 관광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이 정말 많았습니다. 히메지 성을 포인트로 찍고 바로 이동하는 것 같아요. 히메지성으로 들어가려면 1,000엔의 입장료가 있습니다. 휠체어로는 볼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것 같아 내부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히메지 성에서 왼쪽으로 가면 있는 코코엔으로 갔어요.
동물원이나 갈까 고민하다가 동물원 쪽으로 가는 사람은 거의 없고 반대편으로 모두들 행진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냥 같은 방향으로 갔는데, 그게 코코엔 방향이었습니다.
미친바람에 자전거들은 모두 백기를 들었습니다.
저 멀리 하늘에 시커먼 먹구름이 보입니다. 이쪽으로 몰려오는 것 같았어요. 심상치 않은 먹구름입니다. 떨어진 낙엽과 나뭇잎이 내 얼굴을 사정없이 후드려팹니다. 눈알에 삽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비싼 렌즈에 긁히기라도 할까 실눈을 뜨고 이동했습니다.
https://maps.app.goo.gl/ssUGHraJ19BZjoAV9
코코엔 · 68 Honmachi, Himeji, Hyogo 670-0012 일본
★★★★★ ·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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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 코코엔은 장애인 복지카드가 있으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동반자도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름답고 정돈된 정원이었습니다.
바람이 너무 불면 폭포가 만들어내는 윤슬도 함께 사정없이 흔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바람이 몹시도 불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바람이 만들어내는 풍경도 참 멋있을 수 있구나… 하고 하나 더 배워갑니다.
나무가 심어져 있던 자리일까? 무슨 흔적일까요.
조금 더 일찍 왔으면 등나무 꽃이 만개했겠지. 아쉽지만 초록의 등나무라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히메지 코코엔은 일본에서 방문한 정원 중에 가장 휠체어가 다니기 편한 정원이었습니다. 물론 물가를 건널 때 돌, 불편한 길도 물론 있었지만 휠체어는 어디로 가면 되는지 안내판이 그때마다 제 마음을 읽고 먼저 눈앞에 서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길이 양갈래로 나뉘어 있으면 휠체어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안내가 되어있어 정원을 산책하는데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이 정도도 충분한 상냥함이네요.
히메지 코코엔을 나와 다시 히메지 역으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방향에는 히메지성 건너편에는 기념품 샵이 많습니다. 모두 비슷한 걸 팔고 있어요.
돌아가는 길에는 바람이 더 미친 듯이 불었습니다. 겨울의 찬기처럼 느껴질 정도로 서늘한 바람이었어요. 여행 중 제일 추웠던 것 같아요.
겨우 오후 2시. 히메지 시내는 정말 휑했습니다. 히메지시 사람 모두 히메지는 성 하나로 살아가는 것일까요. 어쨌든 오카야마로 가기 전에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라멘을 먹으러 갔습니다.
타베로그를 보고 저장해 둔 Mentetsu 姫路 麺哲. 쇼유라멘, 간장라멘을 시켰어요. 대표메뉴는 쯔케멘이래요.
https://maps.app.goo.gl/KCxeXqHnZLPuZLFV8
Mentetsu · 18 Gofukumachi, Himeji, Hyogo 670-0923 일본
★★★★☆ · 일본라면 전문식당
www.google.com
가게 앞에 있는 태블릿에는 우리나라 생생정보통 같은 맛집 방문 TV프로에 가게의 인터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하신 사장님도 가게에 계시더라고요. 나가셨을 땐 본인이 직접 인터뷰하셨다고 알려주시기도 했어요. 유쾌한 사장님이었습니다.
테이블은 카운터석입니다. 다행히 적당히 높아 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수동휠체어를 타는 분들에게는 너무 높을 것 같아요. 의자로 이동해 앉거나, 앞접시를 사용해야 할 것 같네요.
입구에 경사로가 있어 무리 없이 들어갔습니다. 사실 야채라멘을 파는 Himeji Tanmen 姫路タンメン에 더 가고 싶었지만… 거기는 찐 바테이블 같아 보여 포기했어요. 근데 다른 구글 이미지로 보니까 낮아 보이더라고요, 그곳도 추천하고 싶어요.
라멘은 맛있었습니다. 서비스로 차슈 서비스까지 받았어요. 마지막 반숙까지 맛있게 마무리했습니다. 가격은 1,000엔. 그래도 관광지인데 너무 저렴하게 파는 것 아닙니까? 저는 덕분에 지갑 사정이 나아졌지만요.
히메지 성에서 히메지 역 쪽으로 돌아올 때는 큰 도로 대신 골목 상점가 거리 쪽으로 걸었는데 이번엔 사람이 많았어요. 다들 바람이 불지 않는 지붕 있는 상점가로 주로 다니네요. 시즈오카도, 다카마쓰도, 어디든 다 그렇습니다.
이번 히메지역에서 오카야마로 가는 티켓은 지정석으로 끊어봤습니다.
안녕, 히메지! 여기를 또 올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앞으로의 일은 또 모르니까요. また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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