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폰 맛집 히로시마 오노미치 로망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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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omichi Roman Coffee Fukuya Hiroshima-ekimae Store · 일본 〒732-8511 Hiroshima, Minami Ward, Matsubaracho, 9−1 6F Fukuya

 
교토에서 일본 블렌딩 커피는 질렸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스타벅스만 가니 또 생각나더라고요. 그리고 히로시마에서 유명한 사이폰 커피가 있다는데, 또 그냥 지나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찾아갔습니다. 오노미치 로망 커피.
 

오노미치 로망 커피의 본점은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시에 있습니다. 다른 지점도 대부분 오노미치시에 있구요,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에는 두 개의 지점이 있네요.

제가 방문한 오노미치 로만 커피는 후쿠야 히로시마 에키마에 지점으로, 후쿠야 백화점 6층에 있습니다. 참고로 후쿠야 백화점 6층에는 간이서점 같은 오밀조밀 이것저것 모여있는 작은 서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후쿠야 백화점 전층에 장애인 화장실이 있어요. 옛날 백화점이라 그러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물론 최근 백화점도 마찬가지고요. 가보시면 알텐데 핑크색으로 깜찍하게 꾸며놓은 화장실이라 더 놀랐습니다.
 
후쿠야 백화점은 굉장히 올드한 작은 백화점이었어요. 사실 요즘으로 치면 백화점이라기보다 몇십년 된 롯데마트 같은 분위기였네요.

1층에 있는 안내데스크 직원들의 고풍스러운 옛 정복 차림은 90년대 일본 드라마에 나올법한 의복이라 더 신기했어요. 둥그런 모자에 흰색 장갑까지, 드라마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거대한 오코노미야끼를 먹고 온 상태라 몹시 배가 불러 아이스커피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오노미치의 아이스 커피는 말이죠. 지금까지 일본에서 먹은 커피 중에 제일 맛있었어요. 향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속이 느끼해서 답답했던 뱃속을 확 뚫어주는 거 같기도 하고요.
 
원두를 고를 수도 있는데 아이스로 먹어도 풍미가 확 느껴졌습니다. 이 카페는 커피뿐만 아니라 와플로도 유명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전망 또한 꽤 훌륭합니다.
 
 
 
 
그리고 이곳만의 포인트. 바 테이블이 아니라 일반 테이블에 앉은 손님에게 커피를 내어주는 방식입니다. 바로 입과 눈이 즐거운 사이폰 커피!

보글보글 유리구가 가열되면서 물이 끓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마법 시약을 제조하는 바리스타 같습니다. 하지만 테이블에서는 그 장면을 가까이 볼 수 없으니, 커피가 다 추출되면 사이폰 기구 채로 들고 와 빈 잔에 따라줍니다. 천천히 따라주는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었어요.
 

 
 
 
 
한참 시원한 원두의 풍미를 즐기는데 직원이 떨어트렸다며 가져다준 고양이 키링의 옷가지... 마치 제가 헐벗은냥 부끄럽고 민망했네요. 머쓱하게 웃으며 고맙게 주워준 옷을 받았습니다. 고양이는 헐벗은 채 가방에 달랑달랑 달려있었어요. 이제 그만 달고 다니자. 벗겨진 옷가지와 고양이를 떼어 그대로 가방 안에 쑤셔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떠나기 아쉬워 오리지널 로망 블렌드로 따뜻하게 한잔 더 마셨습니다. 이것도 사이폰을 직접 가져와 빈 잔에 부어줍니다. 아이스는 투명한 유리컵이었다면 따뜻한 블렌드는 시그니처 찻잔에 따라주네요. 사진을 보니 왜 찻잔을 구매해오지 않았는지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이 따뜻한 블렌딩 커피 또한 여행 중에 먹은 커피 중 베스트에 들어갑니다.
 

 
 
 
 
증기의 압력을 이용해 물을 끌어올려 커피를 추출하는 사이폰은 1830년 독일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기 시작했고 1838년 프랑스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1842년 프랑스에서 둥근 유리관으로 이뤄진 현대적인 모습의 사이폰(French Ballon)을 개발, 특허를 내면서 1846년 본격적인 상업화를 시작했어요
 
'사이폰(Syphon)'이라는 이름은 1925년 일본의 고노(Kono) 사가 사이폰 기구를 상품화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현재는 고노와 하리오를 비롯한 많은 회사에서 사이폰 기구를 생산 중에 있으며, 특히 화려한 모습의 밸런싱 사이폰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제가 먹어본 사이폰도 대부분 고노에서 제작한 형식이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사이폰 기구를 사용하는 카페가 많지 않은 것 같네요. 인스타그램 용으로 딱일 것 같은데 손이 많이가서 그런걸까요? 사실 체인점 커피가 거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는 하죠. 어쨌든 사이폰 커피 두 잔, 잘 마시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