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도쿠가와원, 그리고 나고야 No.1 화과자점 요시미츠

728x90
300x250

 
 
https://maps.app.goo.gl/mxnYYkGGzPiNAcAF7

도쿠가와원 · 1001 Tokugawacho, Higashi Ward, Nagoya, Aichi 461-0023 일본

★★★★☆ · 정원

www.google.com

 

 
일본 5대 국보 천수각 중 하나인 이누야마성. 이누야마성 가는 길에는 상점가가 줄지은 이누야마 성하마을이 있다. 일본 어딜가나 비슷한 느낌을 주는 상점가를 가려다 진짜 너무 배불러서 그냥 더 가까운 미시테츠 버스 센터 3층 플랫폼 4에서 버스를 타고 도쿠가와원으로 향했다. 30, 33, 34, 35번 버스 모두 도쿠가와원을 거쳐가고 저상버스다.
 
친절하고 안전에 철두철미한 기사님은 세가지 방법으로 나를 꽁꽁 묶었다. 이 정도면 급정거해도 휠체어에 달랑달랑 붙어있을 수 있겠다. 흥이 많으신지 정류장 도착시마다 안내에도 목소리에 음정이 있다. 웃음도 많고 동전을 세느라 늦자 다이죠부다이죠부 하면서 천천히 하라고 하고….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입구를 찾지 못해 한 바퀴를 거의 빙빙 돌았다.
 

 
입장료 단 300엔. 왠지 좋을 것만 같은 기운을 느꼈는데, 가보니 생각보다 더 좋았다. 한국어 설명서도 있어서 좋았다.
 

 
도쿠가와엔은 약 7,000평에 이르는 도쿠가와 가문의 일본식 전통 정원이다. 중앙에 연못을 두고 감상하는 전통적 일본식 정원 형태인 지천회유식(池泉回遊式) 정원이라고 한다. 단차가 큰 지형에 기존의 수림을 그대로 활용하였으며, 입체감 넘치는 큰 바위를 구성하여 전체적으로 장엄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1931년 나고야시로 기부되었고 나고야시가 정비하여 1932년 ‘도쿠가와엔’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하였다. 1945년에 대부분 소실되었으나 2004년 지금의 형태의 일본 정원으로 새 단장되었다. 바로 옆에 있는 미술관은 에도시대의 무사 문화를 보여주는 도쿠가와 미술관이라고 한다. 나는 가지 않았지만 정원 입장료와 세트로 하면 조금 더 저렴하다고 한다.
 

 
입구에 있는 작은 상점에서는 귀여운 과자들을 팔았다.
 

 
정원 옆에 미술관도 있고 정원에 있는 레스토랑에서는 결혼식이 열리기도 한다. 내가 갔던 날은 주말이었는데 그날에도 결혼식이 있어 관광객 외에 사람이 많았다. 덕분에 일본 결혼식의 신부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처음 공원을 가는 길 주변은 너무 한적해서 관광객이 나밖에 없나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도 정원에 들어서자 사람이 많았다. 알아주는 가문의 정원답게 웅장한 느낌까지 들었다. 하나의 숲 같기도 했다.
 
공원 주변 자체 동네가 부촌 느낌이었다. 차분하고 고요하고 정돈된 주택들. 주변에 알아주는 화과자 가게가 있다고 해서 클로징 시간이 지나기 전에 방문했다. 일본의 조경은 정말 알아줘야 할 것 같다. 카페 하나에도 멋진 화분들과 적절히 아름답게 핀 꽃들이 있었다. 햇빛은 정말 미친 듯이 뜨거운 날이었다.
 

 
 
https://maps.app.goo.gl/iJg2kcKJ9fmfxwhk6

Yoshimitsu · 일본 〒461-0038 Aichi, Nagoya, Higashi Ward, Shindeki, 1 Chome−9−1 京菓子所芳光ビル

★★★★☆ · 일본식 제과점

www.google.com

 
도쿠가와원 공원 근처 도보로 200m 거리에 있는 일본식 과자점, 요시미츠(芳光). 2023년 타베로그 디저트 100대 가게, 그리고 나고야 No.1 디저트 전문점에 선정되기도 했다. 요시미츠는 1964년 창업했고 이곳의 '와라비떡'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와라비떡이 뭔가 했더니 우리나라에서 최근 알려진 '물방울 떡'을 말하는 거였다.
 

와라비 모찌는 교토 지역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고사리전분으로 만든 반투명한 색의 떡이며 인절미 가루, 녹차 가루, 콩가루 같은 걸 묻힌 걸 말한다. 투명한 떡에 가루를 묻힌 거라 시간이 지나면 가루가 녹아들어 빠른 시일 내에 먹는 게 묻힌 가루의 풋풋함도 더 잘 느낄 수 있다.

 

 
가게 한켠에는 포장된 봉투가 가득했다. 주로 예약해서 한아름 가져가는 손님들이 많았다.
 

 
요시미츠는 머리가 새하얗게 바랜 할머니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계셨다. 일본어를 읽을 줄 대충 대표 대표 메뉴로 보이는 3가지 화과자를 각각 한 개씩 골랐다. 집에 가져가서 선물하면 좋지만 여행이 한참이나 남았으니. 나만이라도 맛볼 수밖에. 시소잎에 싸인 화과자는 오늘까지 먹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 다른 떡들도 유효기간이 길지 않았다. 3일 내에 먹어야 했다.
 

 
시소잎에 싸인 과자는 잎을 열어보니 송편 같은 떡 하나가 들어 있었다. 팥 앙금이 들어간 정말 평범해 보이는 흰색 떡이었는데 입에 쏙 넣자마자 몇 번 씹지도 않았는데 그냥 녹아버렸다. 그리고 상자에 넣어준 다른 떡들은 한참 뒤에 저녁에 꺼내먹었다. 

 
길거리에는 철쭉, 이름 모를 이름의 여러 가지 꽃들이 팔짝 폈다가 다시 저물어 땅바닥에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태양을 피하고 싶은 내 모습 같다.

 
간단히 과자를 포장한 나는 다시 나고야 역 근처로 가기 위한 버스를 타기 위해 햇빛 아래를 질주했다. 그리고 나는 버스에서 또 묶였다. 일본여행하면서 버스에서 이렇게 철저하게 한적 없는데… 물론 안전 우선하는 태도 최고다 멋있다 스바라시. 이제 지하철 타야지.

 

숙소에 들어와 야식 겸 따뜻한 차와 함께 떡 상자를 열었다. 와라비 찹쌀떡 두 개와 흰색 떡이 각각 비닐에 싸여 잘 포장되어 있었다. 우선 일본에서 그토록 유명하다는 와라비 떡을 조심스레 들어 올려 왕 한 입에 넣으려던 나는 떡을 삼키는 게 아니라 물을 흘려보내듯 입안에 흘려보냈다. 그야말로 호로록 마셨다.
 
호로록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흐물거리는 떡이었다. 한 손으로 한 번에 제대로 쥐어지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물방울을 떡으로 만들어 먹는 것 같다. 왜 유명한 지도 알 수 있었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식감이었다. 맛 자체는 콩가루를 묻힌 물을 고체화한 맛이다. 오랜만에 이 '맛'을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었는데 유통기한이 짧아 아쉬웠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문양이 새긴 금가루가 뿌려진 마지막 화과자는 좀 더 씹는 맛이 나는 통팥앙금이 들어있었다. 작고 부드러운 만두 같기도 했다. 쫄깃쫄깃한 만두보다 왕만두의 두꺼운 피처럼, 입천장에 들러붙지 않는 깔끔한 식감의 떡이었다.
 
구매한 화과자 세 가지 모두 과자 또는 떡이라고 통칭할 수 있지만 세 개가 각자 개성이 있고 새로워서 이곳이 왜 나고야 최고의 디저트 전문점인지 알 수 있었다.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