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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한 여름의 홋카이도 - 오타루 그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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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의 글은 저의 오래전의 이야기로 현재의 정보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 숙소를 나선다. 오타루에서는 겨우 1박만 할 예정이라 시간이 빠듯하다. 숙소를 나와 운하로 향하는 길은 어제저녁 지나갔던 길인데 아침은 또 색다르다.

오타루 마사즈시

아침 겸 점심 메뉴는 내가 좋아하는 초밥! 스시거리에 있는 마사즈시는 본점이고, 오타루 운하에도 마사즈시 운하점이 있다고 한다. 내가 방문한 곳은 스시거리에 있는 곳이었다. 아침 일찍 예약 없이 간 마사즈시. 거의 오픈 시간에 맞춰갔더니 웨이팅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오픈 시간보다 십여분 정도 늦었는데 다찌에서 이미 식사를 시작한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주문한 초밥 세트

한국어 메뉴판이 있어서 고르기 쉬웠다. 생선회, 회덮밥, 다양한 일품요리 메뉴도 많았다. 내가 고른 메뉴는 아마 4,320엔짜리 세트 메뉴였던 것 같다. 참치, 연어, 가리비, 대게, 성게, 연어알 등 좋아하는 초밥 종류로 갖춰져 있어서 좋았다. 새우의 점성은 좀 내게 안 맞았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한 맛이었다.

다찌 자리에서 쉐프가 해산물을 꺼내 내가 먹을 초밥을 만드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게 특별했다. 손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초밥을 하나 만들 때마다 얼음물에 담그는데 그 손이 새빨갛게 얼어있어서 내 돈 내고 먹는 거긴 하지만 감사하면서도 죄송했다. 전부 한꺼번에 만들어서 한 접시에 담아주는데, 하나하나 천천히 만들어주는 코스로 주문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저렇게 한 접시에 내어주면 나는 좀 급하게 먹는 터라 시간이 빨리 가서 아쉬웠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오타루 운하 방향으로 내려간다.


오타루의 건물들은 하나같이 아기자기하다.
오르골당 등 관광 상점들이 몰려있는 메르헨 교차로 방향으로 가자 점점 사람이 많아졌다.

달콤쌉싸름한 녹차 아이스크림은 실패가 없다
치즈 케익으로 유명한 르타오
 
 
저 건너편 오르골당이 보인다
 
오타루 오르골당 앞의 시계탑


오르골당은 2층도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아쉬웠다. 1층을 뱅글뱅글 맴돌며 화려하고 앙증맞은 오르골들을 구경했다. 마음 같아선 좀 더 큰 오르골을 고르고 싶지만, 늘 손이 가벼워야 하는 여행자는 작고 깨지기 쉽지 않은 것들로 고른다.

르타오 건물 3층

르타오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이렇게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

르타오 시그니처 더블 프로마쥬 치즈 케이크

1층에서는 다양한 르타오 판매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고, 2층에는 카페가 있어서 이렇게 케이크를 차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내가 주문한 건 르타오의 시그니처 메뉴인 더블 프로마쥬 치즈 케이크와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였다. 참고로 1인 1메뉴다. 케이크가 너무 작아서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스시로 이미 포화 상태였던 나에게는 정말 감사했던 사이즈의 케익이었다.

커피와 함께
완벽한 조합


이렇게 텅 비어있던 까페는 10분 뒤 관광객으로 가득 차게 되는데...


블렌딩한 홍차잎이나 원두도 함께 팔고 있었다.


오타루 운하를 지나가는데 갈매기들이 겁도 없이 사람들 앞에 내려앉는다. 오히려 놀란 건 사람들이다. 뒤뚱뒤뚱 전혀 사람은 신경 쓰지 않는 모양새에 사람들이 즐거워했다.

나를 찍어라 인간


오타루 운하 옆을 지나가는 길. 평화롭다.


배를 타고 운하를 둘러볼 수 있다.

오타루 관광 안내소(小樽市観光物産プラザ)

그렇게 세 시간 정도를 네 바퀴로 걸어 다니는 뚜벅이 휠체어 여행자는 위기를 맞는다. 휠체어 배터리가 밥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충전할 만한 곳을 두리번거리다가 오타루 관광 안내소를 발견했다.

내 다리... 밥 먹는 중

직원에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겠냐고 양해를 구하자, 막아져 있던 콘센트를 안내해 준다(저기 콘센트가 있는지 그제야 알아봤다). 완충하는데 약 두 시간이 걸려서 관광 안내소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내가 주로 타는 휠체어는 전동과 수동 겸용이다. 일반 전동휠체어보다 가벼운 만큼 배터리의 용량도 넉넉하지 않아 쉽게 휠체어는 멈춰버린다. 여행 중에 주로 이런 상황이 올 때 나는 까페에서 충전하곤 하는데,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처럼 공공장소에서 휴대폰을 충전하지 않는다. 전기 민영화로 전기요금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싸다. (물론 애초에 우리나라처럼 전기 콘센트 사용에 개방적인 나라는 드물기도 하고) 평소 같았으면 휠체어가 배터리가 다 닳기 전에 호텔에 돌아갔겠지만, 이미 체크아웃한 상태라 조심스레 양해를 구했고 다행히 허락해 주었다.


안내소에는 다양한 책자와,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쉼터, 그리고 관광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휠체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게 도와준 직원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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