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갑자기 머리를 싹둑 자르고 싶어졌다. 하지만 내가 있는 곳은 모국이 아니다. 해외에서 한 번도 미용실을 방문해 본 적은 없다. 언어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고, 정말 머리를 잘라도 괜찮을까? 걱정이 한가득이지만 이미 손은 실행 중이다. 일본에서 뷰티예약은 핫페퍼뷰티를 많이 이용한다. https://www.hotpepper.jp/
회원가입 후 원하는 날짜나 지역에서 검색해 예약할 수 있다.처음엔 기르고 있는 머리를 자르고 파마를 할까 했지만, 왠지 컷트 이상의 시술은 두려워 그냥 싹둑싹둑 시원하게 이발하기로 결정했다. 한 번에 미용실 예약을 성공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이곳도 휠체어 미용실 방문은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머리를 감는 체어에 휠체어로 옮겨앉을 수 있냐는 것. 보통의 미용실은,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머리 감는 샴푸의자에 접근하는 공간에 단차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사를 할 때마다 곤란한 것이 바로 새 미용실 찾기다. 단차가 없고, 휠체어로 들어가서 자리를 옮기고, 모든 과정을 통하여 나타난 결과물도 마음에 드느냐! 그런 미용실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어쨌든 두어번의 실패 끝에 도쿄 긴자에서 예약 후 방문했다. Of Hair Ginza. 한 층이 바버샵, 미용실, 코스메틱 등을 모두 진행하고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땐 평일이었고 낮시간이었는데 손님은 나 말고 두어 명뿐이었다.
https://maps.app.goo.gl/eHmGj4tR58BXoeREA
オブヘアー 銀座店 / Of cosmetics · 일본 〒104-0061 Tokyo, Chuo City, Ginza, 6 Chome−3−2, Gallery Center Building
★★★★★ · 미용실
www.google.com
1층에 빵집이 있는 건물이다.
오른쪽은 바버샵, 왼쪽은 코스메틱이어서 어디로 들어가야 하지 방황하고 있으니 직원이 나와 안내해 주었다.
미용실은 깔끔하고 예뻤다. 직원이 너무 많지도 않아서 좋았다.
머리 감는 곳 근처에 있던 샴푸의자. 나는 바버샵 공간에서 샴푸를 받았는데 그곳에도 단차는 없었다. 내가 예약할 때 선택한 메뉴가 헤드스파+커트어서 바버샵 쪽에서 샴푸를 해준 듯하다.
마침내 자리에 착석! 두근두근. 내 머리를 담당해 준 디자이너는 모리이상. 들고 간 원하는 스타일과 길이감의 헤어스타일의 사진을 다섯 장 정도 가져가서 보여줬다. 그리고 최근에 어떤 펌을 했는지, 내 머리 스타일이 어떤 상태인지 등등 설명했다. 자르고 나서 슬퍼지면 안되니깐.
그리고 싹둑싹둑. 반년이 넘게 길러온 머리를 잘라버리기 시작했다. 아까웠지만 시원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세심한 컷트를 받았다. 빗으로 길이를 가늠하고 써어어억 잘리는 머리를 보고 심장이 덜컹하였으나 점점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되어가는 머리카락을 보며 안심했다.
이 시간도 꽤 시간이 지나 벌써 머리카락이 많이 자랐다. 이때 컷트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다시 도쿄로 가고 싶을 지경이다. 헤드스파도 정말 좋았고, 가격도 오히려 우리나라 미용실보다 저렴한 편... 시간이 된다면 여행의 피로를 여행지의 헤어살롱에서 푸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고마워요, 모리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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