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베로그도 블루리본도, 누군가의 취향일 뿐이라네

https://maps.app.goo.gl/39uPvNrb5FRLmt2i6

교토 역 · Higashishiokoji Kamadonocho, Shimogyo Ward, Kyoto, 일본

 

나고야에서 5,140엔, 할인된 신칸센으로 교토에 도착했다. 이번에 탑승한 신칸센은 노조미 211. 10시 17분 출발하는 11번 차량. 논리저브석이라 휠체어 화장실이 있는 11번 칸으로 슬로프를 연결해 주었다. 나고야에서 교토까지는 중간에 멈추는 역 없이 34분 만에 도착한다. 신칸센의 속도는 탈 때마다 놀랍다.

 

일본의 양말 브랜드 타비오는 온라인에서 미리 양말에 원하는 자수를 새겨 주문할 수 있다. 너무 일찍 제작된 탓에 교토 포르타점으로 타비오 양말 픽업을 요청했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교토역 지하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참고로 타비오는 5,000엔 이상 구매하면 택스프리를 적용해주지만 온라인에서 구매했다는 이유로 택스프리는 적용받지 못했다. 온라인에서 미리 결제하는 것도 아니라 현장에서 결제한 것인데 말이다. 현장에서도 자수를 새겨주는 지점이 있으니 이점 참고하여 택스프리가 받고 싶다면 현장에서 구매하는 것도 좋겠다.

 

 

거대하고 귀여운 손가락 같은 핫도그는 교토에 있는 동안 몇 번이고 다시 만났다. 글을 적으며 보니 핫도그가 아니라 길쭉한 고로케였네.

 

 

숙소로 바로 체크인하러 가려다 일단 배를 채우는 것으로 계획을 선회했다. 이세탄 11층 레스토랑 층에서 먹어야지, 올라갔는데 어라 교토 포르타 식당가로 이어진다. 이어진 다리를 건너 교토 포르타 레스토랑 층으로 이동했는데 오직 한 식당만 줄이 서 있다. 줄 서있으면 맛있겠지, 생각하고 일단 줄을 선다. 차분히 앉아 식당에 대해 검색해 보니 타베로그에서 평점이 꽤 높다.

 

https://maps.app.goo.gl/PAb9D5rGMJDQdoqR8

Tempura and Temari-Sushi Miyako · 일본 〒600-8216 Kyoto, Shimogyo Ward, Higashishiokojicho, 901 京都ポルタスカイダ

 

이 식당은 쇼핑몰 내에 입점해있어 상점에 접근하기 어렵지 않다. 다만 좁은 공간 내에 테이블이 많지 않아 스태프의 배려로 혼자서 4인석에 앉게 되었다. 같은 층에는 장애인 화장실도 있다.

 

 

식당의 이름은 天ぷらと手まり寿司 都(덴푸라와 테마리 스시), 타베로그에도 등재돼있다. 3.1점. 교토 포르타 11F에 식당이 있기 때문에 창가에 앉으면 날이 좋은 날엔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다. 가격은 좀 있지만 아기자기 귀엽다. 한 명이 테이블 청소, 가격계산 모두 응대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테이블이 많지 않고 회전율도 빠르지 않아 혼자서도 여유 있어 보인다. 주방의 인원까지 총 3명이 움직이고 있다.

 

 

내가 주문한 메뉴는 식당의 시그니처 기온(GION) 세트. 튀김 14종, 오반자이 3종, 스시 7종, 된장국, 일본차, 디저트. 일본차는 녹차, 호지차 등 중에 고를 수 있었는데 호지차를 골랐다. 오반자이는 옛날부터 교토의 일반 가정의 반찬을 뜻한다고 하는데... 받은 접시를 보니 세 종류의 소금 또는 초밥 오른쪽에 있는 세 가지를 뜻하는 것 같다.

 

바 테이블 4개, 4인석 테이블 4개. 구글 사진엔 창가가 원래 바 테이블이었는데, 사진 구도 탓인가? 인테리어가 바뀐 것인가? 평소에는 타베로그를 통해 예약하고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직원 수가 적어서인지 나오는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 라고 생각했는데 음식을 받고 나자 왜 느린지 알 수 있었다.

 

 

먹고 난 느낌은... 배가 부른데 이 허전함은 뭘까. 음식을 먹고 나서 허무한 건 참 오랜만이다. 역시 타베로그도 블루리본도, 누군가의 취향일 뿐이다.

 

하루종일 교토의 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는 티켓은 교토역 앞 버스정류장의 자판기에서 팔고 있다. 성인 1,100엔. 나고야의 쇼류도 패스권(660엔)에 비하면 비싸서 왠지 모르게 망설여진다. 쇼류도 패스권은 2장 제한이 있지만 교토 버스 패스권은 무제한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 우선 두장만 자판기에서 구매했다.

 

만족스럽지 못한 식사의 헛부름에 찝찝한 기분을 남긴채 교토역 앞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니조성 아래에 있는 숙소로 향했다. 체크인보다 이른 시간이지만 이 무거운 캐리어를 더 이상 들고 다닐 수가 없었다.

 

체크인 후 캐리어를 맡기고 숙소와 가까운 니조성으로 향했다. 니조성은 오후 다섯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장애인인 나는 복지카드를 보여주고 티켓을 구매하지 않고 무료로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직원이 오더니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라고 했다. 니조성 매표소를 지나 들어서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온통 자갈밭으로 제대로 평탄한 길이 없었다. 휠체어 바퀴가 푹푹 깊게 빠져 위험했다. 또다시 바퀴 펑크의 두려움에 빠진 나는 빠르게 포기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티켓을 내 돈 주고 샀으면 울뻔했다. 아쉽지만 니조성의 지붕 끄트머리만 바라본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왠지 전통적인 느낌이 강한 교토는 도로가 불편할 것이라고 상상했다. 나에게 전통, 고전의 의미는 배리어프리하지 않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토는 오히려 시즈오카, 나고야보다 도로가 평평하여 다니기가 훨씬 좋았다.

 

유유자적 돌아다니다가 문득 일본은 공사 현장을 마주칠 때마다, 공사의 중요성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현장은 안전에 있어 2인 1조를 기본으로 작업하고 있었다. 위의 사진은 아마 새로운 건물을 짓는 현장이었던 것 같은데, 허공의 송전선로에도 보호장치가 붙어있는 것이 신기해 찍어보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교토에는 다른 도시와 다른 특별한 문화가 있는데 워낙 관광지로 자리 잡아서인지 거의 모든 식당이 금연구역이다. 길거리도 마찬가지다. 목조 건물이 많아 화재 가능성이 높아 그렇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저녁이 되자 담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짧은 시간 동안 엄청 봤다.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