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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하루키,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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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잘 모른다. 읽어본 책이라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먼 북소리, 해변의 카프카, 상실의 시대, 그 외에 유명한 책들도 읽다 덮은 책이 많다.

쓰고 보니까 이 정도면 충분히 많은 거 아닌가 싶기도…? 역시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심지어 내가 제일 먼저 접한 하루키의 책은 10대 때가 처음인데, 제목은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조금 오그라드는 제목이긴 하지만, 꽤 글들이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는 책이다. 글 중에서도 토끼정의 고로케 글이 제일 좋았다. 산문집 중에 짧은 글 하나라,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글을 볼 수 있다.


여기저기 볼 수 있던 맥문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건물 앞에도 담뿍 흐드러졌다. 그림 같이 어우러져 피어있었다.


한편에 자리 잡고서 산문집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읽었다. 여기서도 우동보자 반가운 나…


유명한 포토존 그냥 넘어갈 수 없고


하루키가 재즈바를 할 때 사용한 피아노.


북적한 도쿄에서 적막한 하루키 도서관에 있으니 힐링 그 자체.


층별 배치도가 예뻐 보여서 찰칵


바깥의 구조물도 독특하다.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는데, 우에노 대학교도 퍼펙트 배리어프리는 아닌… 저거 앞으로 가면 코 깨지고 뒤로 가면 머리통 깨질 각 나와서 결국 조금 돌아 버스정류장으로 돌아갔다. 사요나라, 하루키!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살고 있지만 사실은 삶이 버겁고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늘 울고 있는,

옛 과거의 나쁜 기억에서 발목을 잡혀
매일매일 괴로워 신음하고 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너에게

그렇게 특별하다 믿었던 자신이
평범은커녕 아예 무능력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고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던 이성으로부터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고

분신인 듯 잘 맞던 친구로부터
정이 뚝 떨어지는 순간이 있고

소름돋던 노래가 지겨워지는 순간이 있고
자기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그저 짝사랑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다.

삶에 대한 욕망이나 야망 따위가
시들어 버리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삶이 치명적일 정도로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순간 또한 있다.

우리는 여지껏 느꼈던
평생 간직하고 싶던 그 감정은 무시한 채

영원할 것 같이 아름답고 순수하던 감정이 다 타버려
날아가는 순간에만 매달려 절망에 빠지곤 한다.

순간은 지나가도록 약속되어 있고
지나간 모든 것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어차피 잊혀질 모든 만사를 얹고
왜 굳이 이렇게 힘들어하며 사냐는 게 아니다.
어차피 잊혀질 테니, 절망하지 말라는 거다.

겁내지 마라.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다.

기죽지 마라.
끝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걱정하지 마라.
아무에게도 뒤쳐지지 않는다.

슬퍼하지 마라.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조급해하지 마라.
멈추기엔 너무 이르다.

울지 마라.
너는 아직 어리다.
— '무라카미 하루키 라디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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