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기록은 오래전 적어놓은 저의 기록을 바탕으로 현재의 정보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5.02.04. Prague Leon D'ro 313호. 새벽 12시 4분의 기록.
베를린 중앙역에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프라하로 출발했다. 무려 5시간. 늘 혼자 타고 가는 기차에 익숙해있다가 둘이서 가니까 의외로 5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독일어 대신에 낯선 체코어가 들리면서 긴장이 느껴졌다. 확실히 지금까지 유럽과는 다른 밖의 풍경들이 생소했다.
3시 반경에 체코 프라하의 중앙역, 흘라브니 나드라지에 도착했다. 기차 안에서 보면서 지나왔던 풍경과 달리 프라하는 아기자기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금요일에 탈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하는 기차와 휠체어 리프트를 예매했다. 친절한 사람도 있었지만 대개 직원들은 무척 무뚝뚝하고 차갑게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스스로 따로 리프트 예약을 해야 한다고 들어왔는데 그것까지 일사천리로 예약해 줬다.. 그런데 숙소로 와서 확인해 보니 리프트 예약 티켓에 따로 3유로가 적혀 있었다. 그전에는 돈을 받지 않았어서 억울한 마음도 있었지만, 차라리 돈을 내고 이렇게 쉽게 예약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찌됐든 생각보다 수월하게 기차표 예매를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가 시티은행 ATM에서 3800 코루나를 뽑았다. 당시 환율로 170,000원 정도인데 수수료가 4000원 정도 나간 것 같다. 유로를 쓰다가 코루나를 보니 엄청 헷갈렸다. Info에서 성인 한 명과 캐리어 한 명 분의 티켓을 샀다. 그런데 트램을 타러 갔는데 내가 타야 하는 트램이 전부 계단식이었다. 30분 정도 기다린 것 같은데 오지 않아서 그냥 숙소까지 걸어갔다. 숙소에서 검색해보니 프라하의 트램은 신식 트램에만 저상 트램이었다. 트램 번호 별로 무슨 역에서 몇 시에 휠체어리프트가 탑재되어 있는 트램이 도착하는지 따로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었다. 이것도 평일, 토요일, 일요일마다 다르다. 체코어를 한국어로 검색해 보고,, 출발하는 역과 도착하는 역의 시간표를 일일이 확인해야 해서 무척 귀찮았다. 프라하 시내는 버스가 거의 다니지 않고, 내가 묵은 숙소 주변 지하철은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숙소는 좋았다. 베를린 숙소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는 실망할 각오를 하고 왔는데. 더블베드, 장애인 화장실, 주방도 있었다. 역시나 난방은 라디에이터. 한국의 지글지글 끓는 구들장이 그리웠다. 베를린 보다 추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숙소 중에서 보면 따뜻한 편이었다. 대체적으로 숙소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다. 청소부 아주머니가 무척 친절했다. 샤워하다가 방에 물난리를 냈는데 잘 수습되었다.
첫날은 숙소 주변을 돌아봤다. 여행 중 가장 많이 한국인을 만났다. 길은 돌로 울퉁불퉁해서 브뤼셀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브뤼셀보다는 다니기 수월했다. 저녁은 Mamy Korean Restaurant. 라면, 비빔밥, 제육볶음을 시켰다. 가격이 정말 저렴했다. 지금까지 총 세 군데의 한식당을 갔는데 그중 가장 저렴했고, 한국인 손님이 많았고, 한국적인 맛이 났다. 라면은 좀 싱거운 편이었고 비빔밥은 달콤한 맛이 많이 나고 제육볶음에서는 불맛이 났다. 다시 오고 싶은 곳이었다. 돌아보니 유럽 여행했는데 한식당 이야기가 왜 이렇게 많냐. 같이 여행 다녀준 친구야 고맙고 미안해...
숙소에 잠시 들렸다가 Charles Bridge. 사람이 정말 많았고. 야경이 멋졌다. 추워서 오들오들 떨면서도 언제 다시 프라하의 다리 야경을 보게 될까 싶어서 꼭꼭 씹어 삼키듯 바라봤던 기억이 선명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아까 갔었던 Tesco에 다시 들려서 물, 주스, 맥주, 요거트, 오렌지, 초콜릿 등을 샀다. 다해서 184 코루나 정도 했었던 것 같다.
아침 조식은 비엔나소시지,에그 스크램블. 12시 즈음에 나가서 그냥 돌아다니다가 25코루나 검은 목도리를 하나 샀다. 그리고 시계탑, 올드 타운 스퀘어를 걷다가 Tesco에 들려서 샴푸와 린스, 치약을 샀다. 늦은 점심으로는 Restaurace Mlejnice. 양고기 스테이크, 폭립, 훈제 연어 샐러드. 800 코루나.양고기에서 냄새는 안 났지만 좀 퍽퍽했지만 먹을 만했다.
Cafe Ebel였나? 바나나 파운드케이크와 호두케이크.
전통 있는 Café Louvre. 당근 케이크, 커피를 먹었는데 당시에 흡연하는 사람이 있어서 조금 힘들었던.
프라하의 마지막 저녁 식사는 꼴레뇨와 샐러드, 코젤 맥주였다. 코젤 맥주는 1700원 정도. 정말 저렴했다. 꼴레뇨 껍질은 바삭했던 학센과 다르게 부드럽고 무척 쫄깃했다. 나이프로 잘 잘리지 않을 정도. 느끼해서 많이 먹지는 못 했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마츄팩트라에 들려서 100 코루나 정도를 남기고 전부 썼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 전 날 사놓은 맥주와 요거트, 친구가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을 먹었다. 오랜만에 컵라면을 먹는데 무척 맵게 느껴져서 놀랐다. 그 동안 매운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해서 인지. 방 안에서 보는 야경이 너무 예뻤다.
체코는 다른 유럽과 다르게 저녁에도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겨울여행이라 해가 빨리 져서 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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