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장어덮밥에 진심이었나

부지런한 백수의 삶은 언제쯤

현대인들은 모두 지쳐있다. 아침, 출근, 퇴근, 저녁, 기절, 아침, 출근, 퇴근, 저녁, 기절... 예전 노비들은 숙식이라도 해결해 줬지, 내 집 하나 없는 고달픈 삶. 입에 넣는 거라도 잘 넣어보자. 그런 우리에게 필요한 건 뭐다? 바로 장어덮밥!

1. 공덕 함루

함루의 히츠마부시는 접근성도 그렇고 무난히 찾기 좋은 장소다. 그런데 맛이며 뭔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었다. 조용해서 어르신을 모시고 찾기엔 괜찮다.

2. 해운대 해목

서울에도 진출한 해목. 코로나 이전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땐 옆에 있던 징기스칸 가게가 더 잘되고 있었는데, 어느새 그 식당까지 확장해 버렸다. 웨이팅을 위한 웨이팅을 하기 위해 뙤약볕에 서서 먹는 해목의 장어덮밥은 쫄깃하고 맛있었는데 장어가 약간 얇은 느낌이었다.
 

3. 여의도공원 타마

우나기동보다는 오차즈케로 먹는 방법을 선호하는 나에게는 아쉬웠던 타마. 해당 포스트잇 유일하게 히츠마부시 방식이 아닌 우나기동의 형태. 한가지 특이성이 있다면 찬으로 감태가 나와 쌉싸름한 감태에 부드러운 장어를 싸 먹는 재미가 있었다. 참! 후식으로 나온 녹차 아이스크림이 입안의 느끼함을 싸악 가라앉혀 주더라. 내 생애 가장 맛있게 먹은 녹차 아이스크림이었다.

4. 광안리 고옥

땡볕에 1시간 웨이팅하고 먹은 고옥. 들어가자마자 생맥주 한잔 하며 둘러보니 모두 부산사람들이었다. 현지인도 인정하는 곳이구나! 먹기 전부터 기대감 뿜뿜. 그리고 장어는 정말 맛있었다! 사진은 양이 엄청 작아 보이긴 하는데 쫄깃하니 씹는 맛이 있었고 간이 너무 짜지도 달지도 않은 게 딱이었다.

5. 송파 네기우나기야

관동식 조리법(숯불에 초벌 하여 찐 후 다시 한번 구워 부드러운 식감을 강조)과 관서식(찌지 않고 바로 구워 쫄깃한 식감을 강조) 히츠마부시의 먹는 방식을 결합한 네기우나기야. 여기도 오픈런 후 바로 자리에 앉아 먹을 수 있었다. 소피텔엠베서더호텔과 식당가의 엘리베이터가 공유되어 막 체크아웃한 손님들도 많았다.

주류 메뉴가 다양해서 좋았고, 잔가시가 남아있어 먹기 불편했다는 리뷰를 보고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 부드럽고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