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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휠체어 타는데 괜찮아요? 기요스미시라카와에 있는 호스텔 LYURO Tokyo by THE SHARE HOT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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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이라고 말하기도 캡슐호텔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LYURO 도쿄. 경비 절감을 위해 도쿄 내에 있는 호스텔을 여러 개 알아봤다. 최종적으로 이곳을 고른 이유는 "확실한 답변" 때문이다.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고 걸을 수 없다 보니 이층침대에서 꼭 아래 칸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다른 곳은 언더베드를 이용할 수 있다고 확답한 곳이 없었다. 처음엔 해주겠다고 한 곳도, 숙박일이 다가올 때 변경될 수 있다는 둥 답변을 바꿨다. 하지만 오로지 이 호텔 체크인만 언더베드로 해줄 수 있으며, 네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나 샤워실이 있고, 다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불편할 수 있다. 이런 친절하고 자세한 답변을 해줬다.


위치는 참 애매하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은 키요스미시라카와역. 지하철 엘리베이터는 A3 출구에 있다. 걸어서 약 11분, 거리는 750m. 근처에 버스정류장도 몇 개 있다. 하지만 그 정류장이 당신이 가야 하는 곳을 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워낙 숙소가 괜찮아서, 위치까지 괜찮았으면 예약하기 어려워질 듯하다.

 

 

 

다리를 건너가면 근처에 100엔 버스도 다닌다. 다만 정해진 운행 시간이 있어 출발하기 전에 탑승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호텔의 입구는 총 세 개. 왼쪽, 가운데, 오른쪽. 오른쪽으로 갈수록 언덕이라서 사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입구는 아래의 출구만 이용이 가능하다 



 
왼쪽 입구로 들어가면 자그마한 공용공간이 나오고, 바로 체크인 데스크가 있다.

 
 
 
이 작은 공간에서 잠시나마 혼자만의 간식타임을 종종 가졌다.

 
 
 
야식으로 사 온 세븐일레븐 어묵 없는 어묵컵! 곤약, 모찌가 든 유부, 무. 이렇게 세 개면 야식으로 든든하다.

 
 
 
넷플릭스를 보면서 작은 공용공간에서 시간을 보냈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 앞에 서면 보이는 창문. 건너편의 스미다강이 훤히 보인다.

 
 
 
지나가다가 신기해서 찍어본 빵트럭. 일본은 아파트 단지에 빵트럭이 다닌다.

 
 
 
3층의 유니버설 샤워실을 이용하려면 엘리베이터를 타야 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외부에 노출된 길목을 건너가야 한다. 여기가 가운데 출입구. 바로 앞에 높은 계단이 있으니 주의해야 함. 어느 날은 비가 미친 듯이 쏟아졌다.

 
 
 
새벽에 너무너무 추워서 오들오들 떨면서 이불로 돌돌 감싼 채로 잠들었다가, 다시 더워서 땀을 흘리며 깨어나는 걸 반복해 진짜 갱년기인가 했는데... 체크아웃할 때 알았다. 하도 안이 건조하고 더워서 누군가 새벽에 창문을 열어놓는 거였음. 청소하는 시간에 저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더라. 나는 그나마 언더베드에 창문을 바라보는 쪽은 아니었는데, 창문 바로 옆에 있는 베드 사람은 새벽마다 너무 추웠을 것 같다.

 
 
 

101호 8인실에서 조식 포함으로 투숙했다. 아래가 3층의 평면도. 3층 유니버설 샤워룸에는 변기가 없고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넓은 입구가 있다. 그리고 낮은 의자 두 개와 샤워기 하나가 전부. 이 샤워룸을 지켜보면서 유니버설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다목적 화장실은 1층에만 있다. 샤워를 할 수 있는 유니버셜 샤워룸은 3층에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야 했지만, 다행히 객실이 있는 1층에 화장실도 있어서 그나마 지낼 수 있었다. 아마 화장실까지 3층에 있었다면 정말 곤란했을 듯. 물론 화장실과 샤워실이 다 함께 있는 것이 베스트였겠지만...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맨 끝으로 가면 유니버셜 샤워룸이 있다.

 

 

 

단, 이곳은 평상시에 잠가놓는다. 사용을 원할 때 1층 스태프에게 열어달라고 하면 된다. 시간은 정해져 있다. 7시부터 저녁 12시까지.

 

 

 

그리고 3층 공용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다. 세면대와 드라이기도. 3층은 도미토리가 아니라 2인실이 대부분인데 그들도 이곳을 이용한다. 공용실의 세탁기와 건조기도 사용할 수 없었다. 너무 좁아서 들어갈 수가 없다.



 

만약 당신이 유럽 같은 곳에서 호스텔, 도미토리룸을 경험해 봤다면 그것을 상상하면 안 된다. 이곳은 전형적인 일본의 캡슐호텔에 가깝다. 단지 욕실과 화장실을 공유할 뿐이다. 공용부엌도 없다. 숙박객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용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2층 조식을 먹는 카페는 사실상 호텔과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 총 4번의 조식을 먹었는데 개별적으로 구매할 경우 1,300엔인가 1,600엔인가를 지불해야 한다. 숙소 예약 시 금액 차이가 크지 않다면 그냥 조식을 추가하는 것을 추천. 아침마다 강을 보며 잘 먹지 않는 조식을 먹는 경험이 좋았다. 음료는 드링크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이때 고를 수 있는 커피 메뉴는 그다지 맛이 없다. 라테는 비싼 편이지만 맛있고 매일 판매하는 오레오 머핀과 바나나 파운드케이크는 비건 베이크로 건강한 맛이다. 체크인할 때 조식을 추가했다면 왼쪽의 Breakfast ticket으로 매일 보여주면서 먹을 수 있다. 직원이 종종 깜박하고 돌려주지 않으므로 달라고 해야 함.... 원드링크 티켓으로는 라테 같은 건 먹을 수 없다. 커피, 주스, 진저에일 등 중에 고를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시끄러운 호스텔보다 도서관 같은 캡슐 호텔이 편하다면 이 호텔은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내가 머문 도미토리는 여러 명이 사용했지만 대체로 조용한 사람들이었다. 가끔 사람이 나밖에 없나 싶을 정도로 조용했다. 토요코인 교토에서는 노이즈캔슬링 이어폰 없인 잠들 수 없었는데 여기는 이어폰이 필요 없었다... 오히려 내가 가장 큰 소음을 내지 않았을까 조심조심 다녔다. 오다가다 만난 숙박객 모두 조용한 성인들이었고 학생 같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늦은 새벽에 공용공간에 앉아서 뭘 끄적거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 얼큰하게 술 취한 서양인 무리가 우르르 올라간 걸 보면 호텔 측에서의 방 인력 배치도 한몫했을 듯하다.

호텔 1층엔 데이비드 호크니의 책 같은 문화 관련 책이나 다양한 팸플릿이 있다. 여기에 있는 에어포터의 팸플릿을 보고 무거운 캐리어를 다음 호텔로 갈 때 잘 옮겼다.

 



필요할 때마다 데스크에 수건 교체를 말하면 친절하게 바꿔주고 요청하면 파자마도 준다. 객실 화장실에는 필요한 만큼 쓸 수 있는 어메니티로 면도기, 면봉, 빗 등이 있고 클리닝서비스 때 새 칫솔과 수건으로 교체해 준다. 공용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지만 101호는 단차가 굉장히 심해 올라갈 수 없고 3층 공용도 간격이 좁아 접근할 수 없었다. 의도치 않게 손빨래를 해야 했지만 방이 진짜 건조해서 자고 일어나면 말라 있었다. 오히려 가습기로 잘 사용함.

 



인상적이었던 건 매일 1층 다목적화장실을 이용하다 보니 청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관찰하게 되는데 늘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공용공간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쾌적한 공간을 구성하려는 게 느껴졌다. 처음엔 호스텔 치고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면 선택지에 넣을 수밖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쓸 일이 없는 여행이라면 다음에 또 묵고 싶다. 이곳에 있는 동안 키요스미시라카와 동네를 좋아하게 됐으니까.

 

 

 

아래 침대 칸의 높이는 이 정도. 좀 낮아서 이때 나간 손목이 아직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팔목운동을 과하게 하게 됐다.



 

2층 테라스에서 올려다본 호텔.

 

 

 

누군가 창밖으로 옷을 건조하는 중이다.

 

 

 

이쪽 계단으로 올라오면 바로 2층 카페를 만날 수 있다.

 

 

 

저 멀리 도쿄 스카워트리도 보인다.



https://maps.app.goo.gl/RxmwvS4nnURa3eHn7

 

The Share Hotels Lyuro Tokyo Kiyosumi · 1 Chome-1-7 Kiyosumi, Koto City, Tokyo 135-0024 일본

★★★★☆ ·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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