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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동
강물에 잠겼다 당신
밥솥에 김이 피어오를 때
이대로 죽어도 좋았던
그 시절은 왜 이름조차 없는지
당신이 울지 않아서 더 아팠다
꽃 이름 나무 이름
가득 쓰여 있던 당신의 노트도 늙어갔고
낙서가 경전처럼 빼곡했던
발전소 담벼락과
취기에도 자주 잠이 깨던
강변을 떠나며
아득함에 대해 생각했다
당신
말더듬이 같은 달밤을 두고 갔다 멀리
자취방 옆 키 큰 꽃나무에
밤은 또 쌓였고
잘못 걸려온 전화가
문득 비가 그쳤음을 알려준다
이제 저 강물 속에서
당신을 구별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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