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츠 맛집 오제제, 면 맛집인거 왜몰라

건널 제, 이루다 제의 의미를 담은 오제제는 제주도에서 바다 건너온 두 청년이 꿈을 가지고 서울에서 펼쳐낸 곳으로 우동과 소바 그리고 돈카츠를 주력으로 선보이는 곳. 서울역 맛집으로 유명했지만 휠체어를 탄 나에겐 계단이 있어 눈물을 훔치며 과거 가고싶은장소✳️에서 삭제했던 곳.

그런 오제제가 무럭무럭 성장해 여기저기 지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접근성이 가장 좋은 아모레퍼시픽 지하에 생긴 것을 보고는 만세를 불렀다.


카츠 메뉴 중 제일 좋아하는 안심카츠

트러플소금 돈가스소스 다양한 소스가 있지만 그냥 입에 쏙 넣어도 맛있는 오제제 안심 카츠. 몇 번 씹지 않아도 목구멍으로 꿀떡 넘어가버리는 교과서 같은 맛.


눈으로 먼저 먹는 말차 자루우동

사진 오제제

제주 말차 가루를 사용해 직접 제면한 것으로 숙성시킨 쯔유에 두세 가닥씩 찍어 먹는 방식. 보송보송한 얼음가루에 누워있어 마지막 한가닥까지 차갑고 쫄깃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


은은한 청귤 향에 젓가락 놓을 수 없는 청귤소바

 
오래 담가두면 청귤의 쓴맛이 남기 때문에 몇 분 뒤 건져내 먹으라고 안내해 주는 청귤소바. 향긋한 향에 젓가락을 놓을 수 없어 둘이 쉐어하게 되면 건져낼 때쯤엔 면이 없어요.

 
 구운 대파 향이 환상적인 최애메뉴 지도리우동

 
아직 우리나라에서 파는 곳을 찾아보기 힘든 메뉴 지도리우동. 겨울에 출시한 것을 보고 어찌나 반가웠던지. 향긋한 유자향과 숯불로 구운 바삭한 닭껍질, 달큼한 대파는 쫄깃한 우동 면과 환상적인 조화. 국물까지 비워내고 나면 겨울준비 완료.


올해 출시한 명란우동, 각 재료의 온도는 모두 정답

엊그제 먹고 온 명란우동. 아직 우리나라에서 명란우동=토끼정의 명란크림우동 이미지가 나에게 강한데 앞으로 명란우동은 오제제다. 버터가 느끼하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역시 짭짤한 명란, 고소한 계란 노른자, 가쓰오부시의 향이 잘 녹아들었다. 이 메뉴의 중요 포인트. 크림화하기 딱 맞게 온도가 맞춰서 서빙된 버터를 계란노른자와 젓가락으로 휘휘 풀어서 면에 찰싹 달라붙게 비벼준다. 면 또한 따끈한 상태로 노른자와 버터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이때 수다는 잠시 멈추자. 그새 면이 식어버리면 면에 대한 예의가 아니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