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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교토 최종 보스 후시미 이나리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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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aps.app.goo.gl/oEPbHoTVGdu2d4N29

 

후시미 이나리 신사 · 68 Fukakusa Yabunouchicho, Fushimi Ward, Kyoto, 612-0882 일본

★★★★★ ·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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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 30분. JR나라선을 타고 교토역에서 이나리역으로 이동했다. 바로 후시미 이나리 신사를 보기 위해서. 수년 전, 간사이 여행을 하면서 유일하게 방문하지 않았던 교토. 휠체어로 갈 수 있는 랜드마크(소위 말하는 금각사, 은각사 등을 포함한 여러 관광지)가 별로 없다고 해서였다. 그리고 십여 년 후 교토에 방문했다. 당시 유일하게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다고 해서, 당시 즐겨 썼던 아이콘인 별표가 십 년째 이나리역과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 걸려있었다. 드디어 이 별표를 2024년 여행의 여정에 추가할 수 있을까?
 

 
이나리역에 도착하자마자 후시미 이나리 신사하면 떠오르는 토시이들로 꾸며져 있었다. 일부러 저녁 늦은 시간에 왔는데, 그런 생각을 나만 한 것은 아닌지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그리고 마침내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입구에 도착했다. 뜻깊은 순간이었다.
 


후시미이나리신사(伏見稲荷大社). 교토 남쪽에 있는 이나리 신을 모시는 신사다. 이나리 신사는 일본 전국에 약 3만 개가 있고, 크고 작은 이나리 신사들의 총본궁이라고 한다.

다른 신사에 비해 토리이(⛩️, 신사의 입구에 세우는 기둥문)가 약 1만 개로 유난히 많다. 에도 시대 이후부터 일정 금액을 헌금하면 해당 금액에 맞는 토리이에 날짜와 이름을 새겨 신사에 설치하는 풍습이 생겼다. 그 풍습은 이나리 신에게 성공을 기원하고자 토리이를 봉헌하는 사람들의 헌금으로 차례차례 토리이들이 세워졌다. 그리고 현재, 후시미 이나리 신사라고 하면 붉은 기둥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광경을 자랑하게 된 것이다.


설립 이후 일본 역사에서 가장 권위가 있고 유명한 신사가 되었다. 이나리는 원래 풍요로움을 관장하는 신이다. 그리고 이나리 신이 부리는 사자는 여우 모습을 하고 있어 후시미 이나리 입구에도 위와 같은 여우상이 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는 수백 개의 토리이를 지나 산 중턱에 있는 711년에 지어진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 도착하지 못했다. 반만 성공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다. 아래의 계단을 보라. 그리고 위의 경사로를 보라! 물론 잘해놨다, 하지만... 포기했다. 가려면 갈 수 있지만 저 길을 오른다는 것은, 곧 내려와야도 함을 의미한다. 더 이상 바퀴에 더 채찍질할 수 없었다. 적절한 휴식이 필요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갈만해보이는데 경사가 꽤 있었다. 혼자가 아니었어도 포기했을 것 같다.


정상을 찍지 못한 대신에 직진하는 방향이 아니라 왼쪽 방향으로 동네 주택가를 산책했다. 그런데 이 동네, 언덕이 엄청나다. 내려오는 길도 한 방향이 아닌 듯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다시 한번 도전해 볼까? 하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계단이었다.


딱 지금 금불상까지만 보고 내려가자. 계속 한 방향으로 올라가는데 문득 자리에서 멈춰 뒤를 돌아보니 꽤나 경사로 진 언덕길이었다. 겁나 위험해 보인다. 저긴 또 언제 내려가 미친. 돌아갈까. 계속 갈까. 그만 갈까. 여기를 또 올 까.

잠깐 고민 하다가 결국 나는 후진했다. 다행히 앞바퀴가 거의 새거라 스무스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아니었으면 거의 한여름의 썰매였을텐데. 다행이다.


파란 구름 하늘 아래 선명한 손톱 달이 떴다.


이나리역 앞에는 다양한 택시들이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등반에 지친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해가 진 토리이의 색깔은 검붉다.


이나리역은 경사로도 토리이!


여덟시가 되기 전에 이나리 역으로 돌아왔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나리역에 속속들이 도착했다. 신사는 24시간 문을 닫지 않기 때문이다. 아침에 등산한다고 생각하고 일출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만개의 토라이를 지날 수 있는 도가니가 있는 사람만 말이다. FM 역무원의 안내로 교토역으로 안전하게 도착했다. 교토역으로 돌아가는 전철은 썰렁했다.


내일이면 교토에서 다카마쓰로 향한다. JR간사이히로시마 패스권을 기계에서 발급받았다. 드디어 JR패스 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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