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해외탐방기

꼬순내가 주는 행복

728x90
300x250


오늘도 새벽 3시에 일어난 나는 6시에 집을 나서서 지하철을 타고 도쿄도 현대 미술관을 방문하기 위해서 키요스미시라 시라카와 역으로 향했다. 도착한 시간은 7시, 카페도 식당도 아무것도 열려 있지 않다. 카페가 오픈할 때까지 동네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조경에 진심인 나라 일본.

황화 코스모스
루드베키아 트릴로바
펜타스 란세올라타
상사화

여행내내 정말 많이 볼 수 있었던 상사화.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

계단의 공간도 놓치지 않아



그나마 8시에 열리는 일본식 가정식을 파는 식당이 있어 이곳을 갈까 아니면 곧 오픈하는 카페를 갈까 고민하다가 , 배가 고프진 않아서 공원 안쪽 끝에 있는 간단한 모닝 세트를 파는 곳 카페로 갔다. 데이비드 호크전이 열리는 도쿄도 현대미술과는 정말 공원 끝과 끝에 있는 카페였다.



기바 공원에 있는 Park Community KIBACO! 장애인 화장실도 슬로프도 있고 바깥의 자리에 강아지들과 함께 앉을 수도 있다.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토스트 세트를 먹었다. 두툼하게 썰린 식빵을 토스트 구워 버터 한 조각 올리고, 크림을 넣은 아메리카노.

습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바깥에 앉은 이유는 바로 그 앞에 강아지 운동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 산책을 나와 온갖 종류의 강아지들이 가득 있었다. 닥스훈트, 포메라니안, 시바 온갖 종류의.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카즈라는 이름의 14살의 노견을 만났다. 닥스훈트와 무언가의 느낌의, 귀가 들리지 않지만 순하고 귀여운 카즈.


나이가 들어 귀가 어두운 카즈는 손뼉을 짝짝 세게 쳐야 쳐다보곤 했다. 식빵 조금은 괜찮다고 해서 버터가 묻지 않은 부분을 조금씩 떼어주자 할짝 먹었다.



카즈의 주인은 나에게 직접 가져온 간식을 주도록 해보기도 하고 안아보라고 말해보기도 했다. 따끈따끈한 카즈는 썩 좋지는 않아 보이는 표정으로 얌전하게 한참을 내 품에 안겨있었다. 오랜만에 안아보는 묵직한 털뭉치와 특유의 꼬순내가 기분이 좋아 토실한 궁둥이도 토닥거려 보고 머리통 위에 쉴 새 없이 쭈압쭈압 뽀뽀를 내리기도 했다. 텍스트로 치고 나니깐 변태 같아… 카즈 미안해.

아침 일찍 나와서 너무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잠을 자고 일정이 촉박하게 움직이다 보면 결국 이런 아침 일찍 나와서 산책하는 사람들 모습, 달리기를 하는 모습, 자전거를 타고 출근 또는 등교하는 모습 등을 보지 못했을 테니까. 카즈를 만나지도 못했을 테고.

그렇게 9시까지 카즈와 다른 강아지를 구경하는데 시간을 보내다가 근처에 유명한 카페가 있어서 그곳으로 갔다.
아이스 라테에 오트밀크로 변경, 약 6천 원 정도였는데 정말 맛있고 기분 좋은 커피를 만날 수 있었다.


내가 고른 원두는 Good Brew였다. 근처에 블루보틀 카 페도 있고 뭔가 맛나 보이는 카페가 많은 동네였다. かず、もっと末永く幸せになってください。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