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은 여행자의 친구는 역시 구글이다. 숙소 근처 맛집을 찾다 익숙한 단어가 눈에 시세이도 팔러 레스토랑(資生堂パーラー 銀座本店レストラン).
나도 시세이도 뷰러 쓰는데~ 어? 레스토랑?

1층은 선물용 구움과자, 케익, 푸딩, 심지어는 레트로트 카레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마치 과자점이 아니라 보석상 같았다. 보석 같은 초콜릿과, 보물 같은 케익들.


하나의 빌딩이 통째로 시세이도인데, 레스토랑과 카페는 층이 나뉘어있다. 1층에서 안내직원이 어디를 가는지 묻고 이동을 도와준다. 그리고 무전기로 각 층 엘리베이터 앞에 대기하고 있는 직원에게 연락해 탑승부터 하차까지 직원의 도움을 받는 셈이다.
나의 경우 레스토랑에서 식사만 했지만 화장실 때문에 카페 층도 방문했는데(장애인 화장실은 카페 층에 있음) 그 기묘한 분위기라니. 하나의 테이블에 한 명의 여자 일본인이 각각 이른 디저트 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거의 모든 테이블이 꽉 차있었다. 오롯이 혼자 즐기는 이른 시간의(10시 30분) 파르페 낙원이라니. 말소리는커녕 달그락 소리 하나 나지 않은 고요한 공간에서 화장실을 가기 위해 지나가는데 참 머쓱했다.

테이블에 생화가 어여쁘게 꽂혀있는 병 앞에는 계산은 케이블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고 적혀있다. 집사 같은 연륜 있어 보이는 웨이터들이 손님들의 식기 끝을 심도 있게 지켜보고 있다. 언제든지 눈이 마주치면 바로 서비스할 수 있게. 나중에 알아보니 이런 접객 서비스로도 유명하다고.
사실 나는 그 고요한 분위기가 영 불편했다. 어떤 혼자 온 아저씨는 당연히 오므라이스지🥸🤪 이러면서 주문하고 신문을 읽으면서 먹던데 그 호기로운 태도가 조금은 부러웠다. 어쨌든 그 고요한 레스토랑에서 내가 주문한 메뉴는,

비시소와즈. 차가운 감자수프로 달콤하고 시원해 꿀떡꿀떡 넘어갔다.

그리고 함박스테이크. 오믈렛과 함박스테이크 둘 중에 뭘 고를까 한참을 고민하다 함박스테이크로. 데미그라소스는 약간 짜장 맛이 났다. 잘 익힌 브로콜리, 감자, 당근라페는 기름진 느낌 없이 고소했다.

가성비 좋은 런치 세트도 있지만(오늘의 수프+샐러드+메인요리+음료) 그 세트엔 내가 먹고 싶었던 메인 요리도 수프도 없었다.

나가기 전 선물할 디저트를 1층에서 둘러봤다. 비누 같은 케이크도 있고

보기만 해도 상큼한 딸기 쇼트케이크도 있으니 다음에는 카페에도 방문해 달콤한 파르페를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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