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하계 올림픽을 앞둔 브리즈번은요
멜버른, 시드니에 이어 호주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퀸즐랜드 주의 브리즈번. 처음 방문한 브리즈번의 첫인상은, 와 여기 공사 많이 하네.
알고 보니 2032년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여기저기 본격적인 공사에 한창이었다. 여행 도시를 정하기 전에 체크리스트가 하나 더 생겼다. 올림픽, 월드컵 개최 나라인지 확인하기! 😂

전철 개찰구 통로도 서핑 보드처럼 디자인되어 있는 센스

헝그리잭스, 버거킹

브리즈번은 기대보다 좋았다. '관광', '워킹홀리데이'가 아닌 현지인이 살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호주의 대도시 느낌이랄까? 확실히 멜버른, 시드니에 비해 관광객이 적었다. 왜 브리즈번을 올 생각을 했어요? 한인투어 스태프 또는 역무원에게 들었던 질문이다. 그런 질문을 여러 차례 받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브리즈번은 아직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도시가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지간한 카페는 3시, 4시면 문을 닫았고 식당도 제때 식사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문을 닫았다. 야식 같은 건 선택지에 없었다. 취사도구가 있는 숙소가 아니었기 때문에 저녁은 뭘 먹을지 미리 생각해봐야 했다.
관광객으로서 그런 불편감이 드는 동시에, 와 여기 살면 근로자 법정의무시간은 확실하게 지킬 수 있겠는데? 이런 생각도 들었다. 가게들의 클로징 시간이 이름에 따라 거리에 사람들도 그만큼 확 줄었다.
숙소를 센트럴 역 근처에 잡은 덕에 교통수단 필요 없이 웬만한 곳은 다 걸어서 다닐 수 있었다. 공원은 컸고, 사람은 북적이지 않아 여유로웠다.
다만 비싼 임대료 때문인지 노숙자가 많았다. 흔히 서울역에서 볼 수 있는 마트 카트 하나에 짐을 싣고 다니는 노숙자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텐트를 치고 있는 노숙자가 많았다. 주인 없는 땅에 주인이 된 사람들. 그중에는 오랜만에 보는 빅이슈를 팔고 있는 사람도 있어 반가웠다.

그래피티가 없으면 서운하지

긴 비행시간을 버텨내고 호텔 얼리체크인하고 처음 먹은 것은 젤라토였다. 더운 날씨에 호주에서는 자꾸만 달디단 밤양갱…이 아니라 젤라또가 생각났다.

내가 고른 WICKED DOUBLE CHOC BROWINIE

달달 쫄깃하고 기냥저냥 무난한 맛, 더운 날씨 탓에 금새 손등 위로 녹라내려 얼른 입안으로 없애버렸다.

저녁 약속 시간이 애매했지만 배고파서 간단하게 맥도널드 thㅣ즈버거
그리고 모든 것이 큰 나라, 호주, 브리즈번의 보타닉 가든을 천천히 거닐며 여행의 스타트를 끊었다.



큰 나무 아래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노트북 하는 사람, 한숨 자는 사람, 전자담배 연기 새하얗게 내뿜는 사람 등등. 이런 큰 공원이 집앞에 있다니 부럽소이다.
강물은 똥색이네라고 생각했는데 유칼립투스에서 나오는 성분 때문에 초콜릿 리버라고 부른다고…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로맨틱한 표현이라고 느꼈다. 브리즈번의 하늘은 뜨거웠지만 나무의 그늘은 산들산들하니 좋았다. 마치 어제일처럼 시원한 바람과 샛소리가 선명하다.